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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앞에만 서면… 안정환 상한가·앙리 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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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앞에만 서면… 안정환 상한가·앙리 하한가

입력
2006.06.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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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 부활하는 사나이, 그리고 고개를 숙이는 영웅. 한국의 안정환(30ㆍ뒤스부르크)과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29ㆍ아스널)가 19일 오전 4시(한국시각) 라이프치히 젠트랄슈타디온에서 열리는 독일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는다.

소속팀에서 두 스트라이커의 성적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앙리가 현존하는 최고의 공격수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조국을 대표해 싸우는 월드컵 무대에서만큼은 명암이 뒤바뀐다. 앙리는 2001~02 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지만, 2002 월드컵에선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2005~06 시즌 앙리는 27골을 터트리며 EPL 득점왕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스위스와의 독일 월드컵 첫 경기에서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프랑스 언론이 앙리의 애국심 부족을 거론할 정도다.

반면 안정환은 월드컵 때마다 대표탈락의 위기를 겪었다. 페루자(이탈리아) 소속이던 2001~02 시즌과 FC 메스(프랑스), 뒤스부르크(독일)에서 활약한 2005~06 시즌 모두 소속팀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그러나 본선 무대를 밟기만 하면 드라마를 연출한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전 골든골을 비롯한 두 골로 4강 신화를 이끌었고, 13일 토고전에서도 결승 역전골을 넣었다.

대표팀 내 입지도 대조적이다. 앙리는 프랑스 축구에서 절대적인 존재다. 그를 선발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다.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 앙리가 자유롭게 뛰게 하기 위해 특급 스트라이커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를 벤치에 앉힐 정도다.

이에 비해 안정환의 자리는 언제나 위태롭다. 2002년에는 황선홍과 번갈아 선발 출장했고 독일 월드컵 예선에서는 이동국(포항)과 원톱 자리를 다퉜다. 본선에선 조재진(시미즈)과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에서 밀린 뒤에도 중요한 고비에 교체 투입되면 반드시 한 방을 터트린다.

극명한 쌍곡선을 그려온 안정환과 앙리의 운명이 19일 대결에서는 어떻게 가려질 지 주목되다.

쾰른(독일)=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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