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CD 패널 판매가가 급락하자 LG필립스LCD와 대만의 LCD 업체 대부분이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어 감산에 들어간 반면 삼성전자는 생산량을 고수하며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LG필립스LCD는 최근 일부 제품의 생산량을 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LCD 일부 품목의 재고량이 적정 수준 2배인 4주분에 이르고 있다"며 "재고 조정 차원에서 일단 모니터용 LCD 패널의 생산량을 줄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만의 AU옵트로닉스(AUO)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도 노트북용 LCD 패널과 모니터용 패널의 감산에 들어갔다. 또 AUO에 인수된 콴타디스플레이(QDI)도 모니터용 LCD 패널을 감산키로 했다. 업계에선 채산성이 떨어지는 한스타나 CPT, 중국의 비오이오티와 SVA-NEC 등 후발 LCD 업체들도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필립스LCD가 감산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LCD 패널 가격이 원가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7인치 모니터용 LCD 패널은 1월 평균 148달러에서 최근에는 114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22.9% 떨어졌다. 32인치 TV용 LCD 패널 평균가도 같은 기간 545달러에서 458달러로 감소했다. 특히 대만과 중국 업체들이 모니터용 패널을 대량으로 쏟아내는 바람에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감산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니터용 LCD 패널은 재고가 1주일치에 불과하고 TV용 LCD 패널은 재고가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독자적 행보를 견지할 수 있는 것은 소니를 비롯한 안정된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40인치대 LCD TV의 표준화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1분기 40인치대 LCD TV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소니 등이 생산하고 있는 40인치가 출하량 57만대, 매출 5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LG필립스LCD가 주도하고 있는 42인치는 1분기 출하량 20만대, 매출 2억달러의 실적을 내는 데 그쳤다.
또 46인치(삼성과 소니)와 47인치(LG필립스LCD)의 경쟁에서도 46인치가 우세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46인치는 1분기 출하량이 6만대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엔 45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47인치는 1분기 출하량이 1만4,000대에 그친 데다 3분기 전망도 12만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조사기관 예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산을 통해서 공급량이 조정되면 LCD 가격의 하락세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러나 악화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한 LCD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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