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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싸가지 정당에 무능한 정부' 누구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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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싸가지 정당에 무능한 정부' 누구 탓인가

입력
2006.06.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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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10여 명이 지방선거 패배를 성찰한 토론회에서 원색적인 비난과 불만을 쏟아냈다. 이들은 "상대방 입장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무슨 국민 통합이냐"며 '싸가지 정당"이라고, "국가를 경영할 능력도 없다면 재집권해 뭐하겠느냐"며 '무능한 정부'라고 했다는 것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여러 갈래의 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그 주변에서 다른 소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이 반 공개적으로 각성을 촉구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여당의 초선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 역풍에 의해 소수 여당이 일약 제1당으로 도약하는 와중에 무더기 당선의 덕을 입었던 경우가 적지 않았고, 이후 참여정부와 여당의 정책 방향과 노선을 선창했던 그룹으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이들에게서 여권이 무차별로 난타 당하는 선거 이후의 시류를 타는 듯한 기회주의적 처신이 읽히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발언이 부각되는 것은 그 내용에 절절함이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비상 지도부를 출범시키면서 통렬한 반성 끝에 내놓은 일성은 서민경제였다. 이어진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는 정권실세와 정책 오류에 대한 직격 비판이었다. 따라서 다시 한번 두드러지는 것은 반성과 대안 제시에서 가장 미온적인 쪽이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통령의 실정이 지목되고 있는데도 정작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국민 참여를 정권 슬로건으로 내건 정부에서 민주 정치의 기초적 원리에 배치되는 이런 풍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초선들의 목소리를 가장 민감하게 들어야 할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선거 한 두 번으로 역사가 바뀌지 않는다"며 정책 고수를 주창한다는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맹목적 고집이 아닐 수 없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주문에 겸허해졌으면 한다. 대통령을 배척한 선거 결과에 서민의 고통과 절규가 담겨 있음을 깨닫는다면, 그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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