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 3사가 공영, 민영 할 것 없이 ‘월드컵 전문’ 방송으로 전락한 가운데, EBS가 공사 창립 6주년(22일)을 맞아 한 달 여 동안 풍성한 다큐멘터리 특집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다루는 분야도 과학 역사 교육 등 다양하다. 7월 10~16일 열리는 제3회 ‘EBS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EIDF)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다큐멘터리 잔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1일 밤 11시에 방송하는 ‘The Sun’(연출 문현식). 태양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현상들을 직접 촬영한 영상에 컴퓨터 그래픽까지 곁들여 흥미롭게 소개한다. 제작진은 3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600km 떨어진 리비아 접경 지역의 엘 살롬을 찾아 개기일식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개기일식이 시작되고 끝날 무렵 둥근 테의 한 부분이 순간적으로 번쩍이며 다이아몬드 반지처럼 보이는 ‘다이아몬드 링’ 현상, 태양 광구를 둘러싼 대기 중 아래인 채층에서 뜨거운 가스가 1만km 이상 높이까지 치솟는 홍염(紅炎) 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소리를 통해 잡아낸 태양의 진동 모습도 미 항공우주국(NASA)의 관련 자료와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알기 쉽게 전해준다. 63빌딩에 비친 석양, 일몰 무렵 사막을 걷는 낙타의 실루엣 등 아름다운 영상을 즐기는 재미도 덤으로 제공한다. 문현식 PD는 “인간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별 생각 없이 바라보는 태양, 더 나아가 대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2, 23일 밤 11시에는 중국의 역사왜곡으로 새삼 관심을 끌고 있는 발해의 역사를 유적 탐사를 통해 되살린 역사 복원 시리즈 ‘두만강에서 흑룡강까지’(연출 이효종)를 방송한다. 1부 ‘발해여말갈’, 2부 ‘사라진 이름-두만강 달미’로 나눠 두만강 하구와 연해주 등지의 관련 유적들을 탐사하며 만주를 지배했던 발해의 정체성과 현재적 의미를 짚어본다.
이어 인도 싱가포르 부탄 등 3국의 독특한 교육 현장을 담은 ‘아시아의 교육’(7월 10~12일 밤 11시, 연출 이정욱ㆍ김동관), 출산율 1.08 시대의 자화상을 짚어보는 ‘저출산에 관한 보고서’(13ㆍ14일 밤 11시, 연출 김우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현대의 우주론을 살펴보는 ‘아인슈타인과 블랙홀’(21ㆍ28일 밤 11시, 연출 고영준)이 전파를 탄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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