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오렌지 돌풍’이 계속될까, 코트디부아르의 ‘검은 돌풍’이 저력을 발휘할까. ‘죽음의 C조’에 속한 네덜란드와 코트디부아르가 17일 오전 1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16강 진출과 탈락을 결정지을 운명적 맞대결을 벌인다.
네덜란드는 지난 11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1-0으로 제압하고 유리한 위치를 점한 반면, 월드컵 첫 출전에서 이변을 노렸던 코트디부아르는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해 위기에 처해있다. 선수 전원이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코트디부아르는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맞아 좋은 경기 내용을 보였지만 경험 부족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양팀 공격의 핵인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22)과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28)는 공교롭게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 1차전에서 둘 다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로번은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질풍 같은 드리블과 날카로운 측면 돌파에 천금 같은 결승골까지 보태 순식간에 네덜란드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유효 슈팅 12개 중 6개가 그의 몫이었을 만큼 비중이 컸다. 경기 후 로번의 골을 어시스트한 로빈 판 페르시로부터 “로번은 동료가 득점할 수 있도록 해줬어야 한다. 그는 가끔 팀에 좋지 않은 플레이를 한다”는 비난을 들었을 만큼 이날 경기는 로번의 원맨쇼였다.
월드컵 지역예선 9경기에서 9골을 넣었던 코트디부아르의 ‘국민적 영웅’ 드로그바는 아르헨티나 수비진의 집중 마크 속에서도 월드컵 첫 골을 쏘아올렸지만 이미 상대에게 2골을 내준 후였다. 팀 패배로 고개를 떨궜던 드로그바는 “중요한 것은 승점이지 골이 아니다”라며 마음을 다잡았고, 네덜란드전에서는 ‘아프리카 최고 골잡이’의 본색을 드러낼 전망이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침묵했던 네덜란드의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두 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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