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재건비용이 흥청망청 낭비되면서 재건사업은 제대로 손도 대지 못한 채 고갈위기에 처했다.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15일 미국이 이라크 재건 비용으로 조성한 22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구조ㆍ재건 펀드(IRRF)’가 수개월 안에 고갈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수많은 재건사업이 이라크 반군의 공격과 관리 부재, 부패 등으로 인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파괴된 유전의 75%, 전력ㆍ상수도의 40~50%가 복구되지 않은 실정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라크 재건을 위해 180억~28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재건 예산을 감독하는 회계감사팀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 재건 예산을 빼내기 위해 수백만달러와 고급 승용차, 항공티켓, 보석, 비싼 양주, 심지어 성향응까지 뇌물로 동원됐다.
필립 블룸이라는 미 사업가는 860만달러에 달하는 재건예산을 관리하는 미 관리들에게 자신의 회사가 관련 계약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200만달러를 뇌물로 제공했다. 또 자신의 집에서 관리들에게 성 접대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가 직접 3만달러가 넘는 닛산 스포츠카를 요구하기도 했다. 2004년 블룸은 미 육군 예비군 장교와 부인에게 비즈니스 항공 티켓을 제공했다. 뇌물공세 덕에 블룸은 이라크 힐라지역 경찰청사 건설공사를 수주했고 카르발라 인근 공공도서관 리노베이션 공사도 따냈다.
한 이라크 전문가는 “22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재건 비용 중 절반 가량이 낭비됐다”며 “이라크 재건 사업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정부가 신청한 66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비를 긴급예산이 아닌 회계연도 예산으로 처리하기로 하고 15일 승인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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