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 S(42ㆍ여ㆍ서울 강남구 도곡동)씨는 최근 집 근처에서 열린 국제중 입시설명회를 찾았다.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인 서울지역 2곳의 국제중 가운데 1곳에 아들을 보낼 생각에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이처럼 서울 국제중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정작 개교 가능성은 ‘안개 속’이다. 인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설립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아직 최종 결단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제중 설립에 줄기차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총리와 교육감의 싸움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김진표 교육부총리를 극비리에 면담했다. 코앞에 닥친 국제중 설립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평준화 틀 속에서 수월성 교육(우수학생에 대한 교육)도 추구해야 한다”며 국제중 설립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으나 김 부총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3월 개교 가능할까 중학교 신설 인가권은 시ㆍ도교육감이 쥐고 있다. 교육위원회 동의만 얻으면 국제중 신설이 가능하다. 교육부와의 사전 협의도 필요 없다.
하지만 국제중은 외국인 교사의 정교사 채용, 필기고사를 통한 학생 선발 등을 위해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결국 교육부가 나서줘야 한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은 국제중 신설 여부 결정시기를 이 달 말에서 7월 이후로 미뤘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서울시 교육위원 15명 가운데 전국교직원노조 측이 7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국제중 신설 안건이 통과될 것인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교육위원 선거가 열리는 7월31일까지 그냥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시교육청은 선거에서 전교조 측 위원이 줄어들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런 일정 등을 감안할 때 국제중 신설 여부는 8월에 가서야 결판이 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8월을 넘길 경우 11월 학생 선발이 물리적으로 어려워져 내년 3월 개교가 물건너가기 때문에 시교육청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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