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헤딩 골이 우리 전술을 처음부터 흔들었고, 경기 내내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번의 헤딩 골로 조국 에콰도르를 사상 최초로 월드컵 16강에 올려 놓은 카를로스 테노리오(27ㆍ알 사드). 10일 에콰도르에 패한 폴란드의 파베우 야나스 감독은 이렇게 테노리오를 원망했다.
15일 A조 예선 2차전에서 맞붙은 코스타리카 알레산드리 기마랑이스 감독도 그의 머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전반 8분 테노리오의 선제 골이 터지자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약속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기 시작했고, 결국 쐐기골과 추가골을 내주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테노리오의 별명은 검은 탱크다. 183cm의 키에 79kg의 단단한 몸에서 나오는 순간적인 스피드로 문전에서 전광석화 같은 슛을 날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골문으로 찔러준 크로스를 재빨리 수비수 뒤로 빠져들어가 벼락 같은 헤딩으로 골을 만들어 냈다. 전반에 입은 가벼운 부상으로 후반에는 교체됐지만, 그의 정열적인 플레이는 세계 축구 팬을 열광시키기 충분했다.
그는 지금까지 에콰도르의 ‘득점 머신’ 델가도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통산 27번의 A매치에서 총 4골. 월드컵 북중미 지역예선에서는 8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은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델가도와 투 톱을 이뤄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에콰도르의 황색 돌풍을 견인하고 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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