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복병 에콰도르가 코스타리카를 물리치고 월드컵 진출 2회 만에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에콰도르(FIFA 랭킹 39위)는 15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 경기장에서 펼쳐진 독일월드컵 A조 조별 리그 두 번째 경기 코스타리카(FIFA랭킹 26위) 전에서 카를로스 테노리오(27ㆍ알 사드), 아구스틴 델가도(32ㆍ리가 드 키토), 이반 카비에데스(29ㆍ아르헨티노스 후니오스)의 연속골로 3-0으로 승리했다.
이 날 경기는 남미와 북중미 복병끼리 대결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너무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개막전에서 독일에 맞서 선전했던 코스타리카는 이날 우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허둥댔다. 경기 시작 8분만에 터진 테노리오의 헤딩 슛은 코스타리카를 더욱 흔들었다. 코스타리카는 간판 골잡이 ‘검은 표범’ 파울로 완초페(30ㆍFC 에레디아노)에게 연신 볼을 보냈지만, 그는 슈팅 한 번 제대로 못했다.
반면 에콰도르는 차분하게 코스트리카를 요리했다. 후반 9분 델가도의 오른발 슛이 골 네트를 가른 후 코스타리카는 싸울 의지를 잃어 버렸다. 경기 종료 직전(47분)에 터진 카비에데스의 골이 터지자 황색 물결을 이루던 에콰도르 응원단은 열광했다.
에콰도르는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사상 처음 본선에 진출했다. 당시 성적은 1승2패 조4위 탈락. 두 번 째 대회에서의 연승은 신데렐라와 같은 비약적 성장이다.
최고 수훈은 콜롬비아 출신 루이스 수아레스(47) 감독. 그는 2004년 7월 코파아메리카 대회 1라운드 탈락 후 에르난 다리오 고메스 전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위기에 빠진 에콰도르를 맡았다. 그 뒤 모래알 같았던 팀을 끈끈한 진흙으로 바꿔 놓았다.
그의 지도로 리듬 축구를 익힌 에콰도르는 월드컵에서 두 경기 만에 팀은 두 경기 만에 5득점을 올린 무서운 공격력을 보였다. 남미 예선에서도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잇따라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에콰도르가 고지대(2,850m)이다 보니 상대팀들은 지고서도 ‘진짜 실력이 아니다’라며 평가 절하했다.
이날 승리로 에콰도르는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세계 축구팬 앞에 과시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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