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국 최고의 천재로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궈웨이(王國維ㆍ1877~1927)가 중국 네티즌이 뽑은 중국 최고의 국학자로 선정됐다.
중국 국학 학회, 런민(人民)대학 국학원, 포털사이트 바이두(百斗)가 공동으로 선정한 10대 중국 국학자 선정에서 왕궈웨이는 총 124만 네티즌 중 68만명의 지지를 받아 최고 국학자로 선정됐다.
한국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왕궈웨이는 중국 갑골문자 연구와 고증학을 근대 서양 미학과 철학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인물이다. 따라서 그는 중국의 전통 학문과 서양 철학 및 인문학을 결합시킨 대학자로 평가된다.
저장(浙江)성 하이닝(海寧)에서 태어난 왕은 일본에 유학한 뒤 서양의 니체, 쇼펜하우어 등의 철학과 미학을 중국에 소개했다. 그는 청(淸)조 고증학의 계승자로서 문학비평의 규범으로 평가되는 ‘인간사화’(人間詞話) 등 6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청조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의 스승으로 청조의 부활을 꿈꾼 그는 1924년 베이징 정변으로 푸이가 물러나자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완고한 복고주의자였다. 그는 아내와의 사별 등 삶의 고통을 맛본 뒤 1927년 베이징 이화원의 호수에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이런 개인사 때문에 그의 학문은 중국의 개혁 개방 이전에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이번 선정에서 10대 국학자로 뽑힌 이들로는 왕궈웨이를 비롯, 차윈앤페이(蔡元培), 후스(胡適), 루쉰(魯迅), 양치차오(梁啓超), 궈모뤄(郭沫若), 장타이옌(章太炎), 펑요란(馮友蘭), 첸종슈(錢鍾書), 천인커(陳寅恪) 등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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