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4일 공중조기경보통제기(E_X) 도입 사업의 후보기종인 미국 보잉과 이스라엘 엘타 장비에 대한 시험평가를 거쳐 두 기종 모두에 ‘전투용적합’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공군이 요구하는 조건에 충족하는 장비를 선정하고 가격협상까지 벌여 기종을 결정하기까지는 2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약 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E_X 사업은 이제 겨우 5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정부는 시험평가 단계에서 공군이 요구하는 작전성능을 주로 검증했다. 공군은 2만6,500피트(약8,000㎙)에서 6시간 이상 체공하면서 전후좌우 180마일(약 330㎞)을 탐지할 수 있는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두 기종을 전투에 적합하다고 판정한 것은 보잉의 E_737과 엘타의 G_550이 모두 작전요구 성능을 갖췄다는 의미다.
앞으로 양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미국 정부의 수출허가서(E/L)를 받아내는 일. 미국은 E_X의 핵심장비인 항공기 식별 데이터 링크와 피아식별장치(IFF), 항공기용 위성통신 장비 등에 대해 엄격한 수출통제를 가하고 있으며 엘타사도 핵심장비를 미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E/L은 필수적이다.
시험평가 단계에서도 양사는 E/L을 제출했지만 엘타사는 일부 조건이 붙은 E/L을 받았다. 때문에 정부는 엘타사에 대해 조건충족장비 선정과정에서 제한사항이 붙지 않은 완벽한 E/L을 받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양사를 상대로 E/L을 집중점검하는 한편, 국내업체 참여 가능성 등 계약의 조건을 두고 협상을 하게 된다. 엘타사는 보잉사에 비해 약 4억달러 낮은 가격을 제시, 가격경쟁력이 있지만 미국 정부로부터 조건 없는 E/L을 받아낼지가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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