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17차 중국 공산당 대회의 초점은 공산당 서열 5위인 쩡칭훙(曾慶紅ㆍ67) 국가 부주석과 서열 6위인 황쥐(黃菊ㆍ68) 부총리의 교체와 후임 인선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은 14일 “황 부총리가 암 투병 와중에도 공식 활동을 서둘러 재개하는 것은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상하이방(上海幇)을 대표하는 황 부총리는 1월 16일 행사 참석을 끝으로 활동을 접었다가 암 수술을 끝낸 뒤인 지난 5일 인민대회당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12일 전국 전자정부 구현 좌담회에서는 서면 지시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황 부총리의 최근 활동 재개는 그에 대한 압박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미국 언론은 최근 황 부총리 가족들의 국가기밀 유출설을 보도, 황 부총리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음을 시사했다. 이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상하이방을 집중 견제해온 상황과 연결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황 부총리는 또 ‘70세가 넘으면 국가영도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공산당 내부 연령 규정에 따라 69세가 되는 내년에는 정치국원에서 물러나야 한다. 쩡 부주석도 같은 상황이어서 황 부총리와 함께 퇴진할 처지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운명은 사뭇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쩡 부주석의 경우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후 주석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상당한 공헌을 했고, 이후 친 후 노선을 걸어 퇴임 후 활동이 보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장 전 주석의 꾀주머니로 불려온 쩡은 장쩌민 집권시절부터 후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쩡 부주석은 상하이방으로 분류되나 실제 상하이에서 활동한 경력이 짧은데다 상하이 방언도 하지 못해 상하이방으로부터 이단자 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황 부총리의 명예퇴진은 기대하기 어렵다. 상하이방에 대한 견제가 워낙 심해 그가 퇴진한다면 후임에는 후 주석 계열의 공청단(共靑團) 인사가 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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