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4일 변양호(52)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종석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변씨가 혐의에 대해서 부인하고 있지만 돈을 줬다는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받은 돈도 2억원에 달해 적지 않다”며 “유죄가 인정될 경우 실형을 받을 것으로 보여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영장에 따르면 변씨는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시절인 2001년 7월 과천정부종합청사 사무실에서 김씨로부터 “현대차 그룹 관계사인 아주금속공업의 채무탕감선처를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에게 당부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5,000만원이 든 샘소나이트 가방을 받고, 같은 해 12월 과천청사 앞 호텔 일식집에서 김씨로부터 일 성사에 대한 답례로 역시 5,000만원이 든 가방을 건네 받은 혐의다.
변씨는 또 2002년 4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 ㈜위아의 채무탕감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 고위관계자에게 선처를 부탁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역시 김씨로부터 현금 1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변씨는 2001년 4월~2004년 1월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1월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퇴임, 같은 해 5월부터 사모펀드인 보고펀드를 운영해 왔다.
변씨는 구속영장이 집행될 때 “김씨와 만난 적은 있지만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며 “법정에서 다투게 돼 유감이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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