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자 학내에서는 “운동권의 음모”라는 주장과 “당연하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탄핵 사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황씨가 허위로 이력을 기재한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한총련 탈퇴까지 사유에 포함시킨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들은 “탄핵을 주도한 단과대 학생회장단의 주축이 운동권인 만큼 결국 비운동권을 내세워 당선된 황씨가 이들에게 밀렸다”고 해석하고 있다. 심지어 “1970, 80년대 정치꾼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오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총투표가 아니라 고작 56명의 대의원이 참가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 표결로 탄핵을 결정한 것에 대해 언짢다는 반응도 많다. 투표율이 절반을 넘기지 못해 황씨가 재투표와 연장투표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당선된 만큼 “대의원들의 행동이 경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허위이력 기재만으로도 당선이 원천 무효이기 때문에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며 탄핵을 적극 지지했다. 또한 “이미 결정된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갈등만 조장할 뿐”이라며 “앞으로 총학생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학칙상 3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13일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돼 이미 물건너간 상태다. 이 경우 단과대 학생회장이 중심이 된 연석회의가 총학생회를 이끌게 되는데 이들이 탄핵의 주체였다는 점에서 서울대 총학생회의 주도권은 이미 이들에게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한편 황씨는 13일 서울대 포털사이트 ‘스누라이프’에 “면목이 없어 자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며 “학우들이 학생회장에게 맡겨 준 일들을 다하지 못하고 떠난 것에 대해 죄송할 따름”이라는 사죄의 글을 올렸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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