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고유업종을 기반으로 군웅할거 방식의 경쟁을 벌여온 삼성 현대ㆍ기아차 LG SK 등 우리나라 최상위 4대그룹이 자동차 '애프터 마켓'에서 일대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10월부터 '자동차 스마트 카드'를 발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동차 보험과 주유, 정비 등 신차 판매 이후 차량의 운행 및 관리와 관련된 '애프터 마켓(After Market)'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실시해온 '스마트 카드' 서비스를 4분기부터 현대ㆍ기아차를 구입한 모든 고객에게 확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고객에게 발급되는 카드는 '블루카드', 기아차 고객에게 주는 카드는 'Q카드'라는 이름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발급된 카드를 통해 해당 자동차의 운행 및 주유ㆍ정비 관련 정보를 파악, 정기 차량 진단과 정비, 보험 갱신, 주유 등 자동차와 연관된 생활서비스를 '원 스톱' 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애프터 마켓' 시장 진출을 위해 현대오일뱅크, 현대해상, 현대카드 등과 제휴했다.
회사 관계자는 "서비스가 시작되면 운전자들은 차 안에서는 정보제공 단말기를 통해, 차 밖에서는 주유소ㆍ정비소 등의 제휴 가맹점과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각종 정보 및 할인 서비스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신차 시장의 70%를 점유한 현대ㆍ기아차가 그 동안 방치하다시피 했던 '애프터 마켓'에 뛰어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는 "국내 차량 보유대수가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신차 판매보다는 '애프터 마켓'의 규모와 수익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차량 정비와 관련 용품 판매, 중고차 매매 등 자동차 '애프터 마켓'의 연간 규모를 30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신차 시장(18조6,497억원)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시장 진입으로, 자동차 '애프터 마켓'은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들이 다툼을 벌이는 살벌한 시장이 됐다. 이 시장에는 이미 삼성화재(자동차 보험), SK네트웍스(주유소), LG전자(텔레매틱스) 등이 각각의 장점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의 경우 일부 업종에서 2~3개 재벌이 경쟁 구도를 형성한 적은 있으나, 4개 재벌이 동시에 각축을 벌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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