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19명이 13일 탈(脫) 계파, 독자노선을 표방하는 초선 의원 모임 ‘처음처럼(가칭)’을 결성했다. 당내 첫 초선 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은 초선 의원들이 계파 정치 등 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치개혁을 선도하지 못해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자성에서 출발하고 있다. 활동 방향은 특정계파를 뛰어넘어 당과 국민을 위해 독자적이고 자유로운 목소리를 낸다는 ‘구당(救黨)의 다짐’으로 압축된다.
참여자는 김교홍 김동철 김영주 김재윤 김현미 김형주 민병두 박영선 양승조 우상호 우윤근 윤호중 이기우 장향숙 정성호 조정식 지병문 최재성 한병도 의원 등으로 중도성향부터 정동영계, 김근태계, 참정연, 호남출신 등을 망라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준비모임을 갖고 “김근태 비대위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협력할 것”이라며 “당의 진로모색과 혁신방안은 물론 부동산, 조세 등 정책현안에 대해 독자적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목소리를 낼 때는 토론을 통해 의견을 취합, 통일되고 집단적 형태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재성 의원은 “최근 중대현안에 대해 비대위원 등 여러 의원들이 걸러지지 않은 개인의견을 제시한 것은 여당답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표를 두지 않기로 하고 7명(김교흥 박영선 정성호 조정식 지병문 최재성 한병도 의원)이 운영위원을 맡기로 했으며 매주 모임을 갖기로 했다. 우선 18일에 워크숍을 갖고 각종 현안에 관한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처음처럼’ 외에도 전병헌 의원이 주도하는 또 다른 초선의원 모임도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이 모임은 연배가 있고 실용적 성향의 의원 10~15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초선의원 모임은 지방선거 참패에 이은 지도부 사퇴, 최대 계파인 정동영계와 김근태계의 계파활동 자제 등으로 일단 활동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안착 여부는 미지수다. 참여 의원들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취지대로 실제 주요 정책이나 현안에 대해 통일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 계파 보스들의 영향력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도 두고 봐야 한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