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감격을 안겨 주었던 6ㆍ15남북공동선언 채택이 내일로 6주년을 맞는다. 6ㆍ15공동선언이 반세기 넘게 지속돼온 남북간 대결과 불신을 걷어내고 화해ㆍ협력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선언의 취지가 흐려지고 남북관계도 기대만큼 진전되지 않아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부터 나흘간 광주에서 열리는 '6ㆍ15민족통일대축전'은 6ㆍ15공동선언의 취지를 되돌아보고 지지부진한 남북관계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남북의 민간대표단과 당국대표단이 참가해 함께 치르는 다양한 공동기념행사가 '우리민족끼리'의 공허한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되며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한 진지한 모색의 장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광주라는 축전 개최 장소의 상징성과 남북대표단의 5ㆍ18민주묘지 공동참배 등의 행사가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에서는 이번 행사가 반미선전장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공식 행사와 관련이 없지만 한총련과 범민련 등 반미성향의 운동단체들이 독자적으로 통일문화제 등을 통해 판을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움직임이 평택 대추리 사태와 한ㆍ미FTA 협상을 둘러싸고 형성된 반미정서와 맞물려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만큼 관련 단체들도 자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북측이 남한사회를 겨냥해 '6ㆍ15평화세력'과 '6ㆍ15반대세력'을 구분해 비난하는 등 정치공세를 강화해온 점이다. 북측의 민간대표단장으로 참가하는 인사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6ㆍ15가 날아가고 온 나라가 미국이 불지른 전쟁의 화염 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통일대축전이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6ㆍ15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북측 참가자들도 분위기를 해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