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일본측의 ‘동해 측량 도발’로 6년 만에 재개된 제5차 한일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 획정 교섭이 차기 교섭의 일정만 합의한 채 막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섭이 궁극적으로 독도 영유권에 관한 공방이라는 점에서 교섭이 난항을 겪은 것은 당연한 결과”고 지적했다.
양측의 교섭은 일본의 동해 측량 도발로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발전한 양국간의 갈등을 외교적으로 무마하기 위한 미봉책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교섭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날 교섭에 한국측 대표로 참석한 박희권 외교통상부 조약국장은 13일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교섭은 양국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회담 성과는
“양측은 양국관계의 발전과 해양질서 구축이 중요하고, 국제법에 기초한 합의에 의해 경계 획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교섭을 계속하기로 했으며 원칙적으로 9월 서울에서 차기 회담을 갖기로 했다”
-우리측이 독도기점을 제시했는가
“우리측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과거 타협안(울릉도기점)을 제시했지만 독도를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이 부당하게 (독도를) 주장하기 때문에 해양법 등과 타국의 예를 검토했다. 일본은 종래의 입장(독도기점)을 견지했다. 서로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해가자고 말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6년만에 회담이 재개됐고, 양측이 진지한 자세로 상호입장을 개진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칙적으로 9월에 협상을 계속하기로 합의한 것은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양측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추후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측이 7월 예정한 해류조사에 대한 일본측의 중지 요청이 있었나
“우리 해역 내에서의 해류조사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강행할 경우 일본측이 다시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데
“일본측이 (해류조사 중지를) 비공식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이 해양조사의 상호통보제를 제안했나
“공식의제로 올리자고 일본측이 제의했다. 우리는 이번 회담의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EEZ 경계획정을 조속히 타결하면 해양과학조사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독도 문제가 걸려있어 결국 회담이 타결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독도는 명백한 우리의 영토이기 때문에 영유권 문제는 없다. EEZ 협상에서도 독도 영유권은 논의될 수 없다. 독도기점이 영유권 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EEZ 협상은 해양영토를 확정하는 회담으로 일반적으로 장시간이 소요된다. 한번에 일괄적으로 타결하기는 어렵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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