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미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두골을 선사하며 체코에 첫 승을 안겨준 토마시 로시츠키(26ㆍ아스날)는 유럽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하나.
동구의 강자로 꼽히면서도 1990년 이후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지 못하던 체코가 한 골차로 불안하게 앞서가던 전반 36분 그는 ‘혹시나’ 하는 체코 벤치의 조바심을 씻어주는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으로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미국의 역습에 다소 밀리던 후반31분에는 노장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드로부터 긴 패스를 연결 받아 골키퍼를 제치는 감각적인 오른발 슛팅으로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미국과의 예선전은 그의 별명이 왜 ‘축구하는 모짜르트’ 인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 골문에서의 위협적인 움직임, 빠른 발놀림, 탁월한 드리블 능력에 강력한 슛팅 능력까지 그는 공격수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보여주었다.
2000년 국제경기에 데뷔한 그는 독일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1년 ‘올해의 체코선수‘ 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팀의 탈락으로 2002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쉽게도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없었다. 그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곳은 월드컵 지역예선 노르웨이와의 플레이오프 경기. 오슬로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그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골을 터뜨리며 체코를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진출시켰다.
월드컵 직전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날로 이적한 그는 자신의 첫번째 월드컵 출전에 대한 야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유럽의 모든 국가를 이겼지만 아르헨티나나 브라질 같은 남미팀을 못 이겨봤다“며 “16강에 올라 그들과 만나면 훌륭한 경기가 될 것이다. 컨디션만 좋으면 우리는 브라질도 꺾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의 득점 행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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