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체들이 조기 퇴사를 막기 위한 신입사원 챙기기에 나섰다.
지난달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대기업 및 중소기업 362개사의 신입사원 퇴사율을 조사한 결과 1년 안에 3명 중 1명꼴로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후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이른바 ‘묻지마 취직’을 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IT기업들은 장차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신입사원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최근 IT업계에 불고 있는 ‘공채 제도’부활 바람 역시 신입사원 이탈 현상에 대한 대안 중 하나다. 대우정보시스템, 포스데이타 등 시스템통합(SI) 업체뿐 아니라 엔씨소프트와 같은 게임 업체들까지 지난해 말부터 IMF와 함께 사라졌던 공채제도를 부활시켰다. IMF 이후 IT업계에서 일반화한 경력직 채용은 초기 교육 비용을 줄인 대신 신입사원이 기업문화에 동화될 여지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공채로 뽑은 사원들의 결속력 강화를 위해 일명 ‘실미도훈련’으로 불리는 체력ㆍ인성 교육을 실시한다. 대우정보통신 관계자는 “공채 제도를 통해 선발된 이들은 거의 모두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만큼 해당 기업문화에 쉽게 동화된다”며 “특히 함께 선발된 동기들과 형성한 유대감이 자연스럽게 기업에 대한 유대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년이 넘으면 거의 장기근속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원 선발 후 1년까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공채 제도 재도입 후 확실히 1년내 이직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신입사원들을 잡기 위해 우량 복지제도 역시 필수적이다. 지난해 말 제 1회 공채를 실시한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업계 최고의 복지제도를 자랑한다. 엔씨소프트는 개인마다 복리후생 포인트 점수를 주고 1년 중 아무 때나 필요한 분야에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용도는 각종 보험 및 연금, 배낭여행, 게임, 생활복지, 문화생활 등 11개 분야에 달하며 1인당 180포인트(180만원)까지 쓸 수 있다. 또 모든 직원들의 직계가족에 대한 의료보험 비용을 100% 지원하는 ‘종합 메디컬플랜’ 도 호응이 높다. 이런 복지제도에 힘입어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이직률은 2.3%에 머물렀다.
신입사원들(멘티)에게 선배(멘토)가 일대일로 붙어 직장생활에 도움을 주는 멘토링 제도는 이제 보편화됐다. 와이브로 장비업체 포스데이타는 2002년 업계 최초로 멘토링 제도를 도입해 시행 5년째를 맞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신입사원들의 조기 퇴직의 이유가 금전적인 문제보다는 대부분 조직 부적응 또는 인간관계 때문이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의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데이타는 최근 ‘신입사원의 날’을 정해 선후배 임직원이 서로 만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