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9ㆍCJ)가 연장 첫 번째홀에서 유틸리티 4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이 홀을 향해 빨랫줄 처럼 뻗어나갔다.
공이 그린에 안착하자 갤러리들의 탄성이 터졌다. 박세리가 친 볼이 홀에 불과 10cm도 안되는 지점에 바짝 달라 붙은 것. 경쟁자였던 카리 웹(호주)의 6m 버디 퍼트는 홀을 외면했고, 박세리는 가볍게 버디를 성공시켰다.
박세리가 지난 2004년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 이후 2년1개월 만에 우승을 맛보며 ‘제2의 전성기’를 알리는 신호탄을 쏘는 순간이었다. 박세리는 대회 4라운드 내내 언더파의 안정된 스코어를 기록, 샷이 정상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박세리가 메이저 왕관을 쓰고 돌아왔다. 박세리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웹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박세리는 대역전극에 연장 승부 5전 전승의 ‘연장불패’ 신화도 이어갔다. 박세리는 1998년, 2002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3번째 우승을 거두고 상금 27만달러를 획득했다. 박세리의 우승으로 한국낭자군은 올 시즌 LPGA투어 14개 대회에서 꼭 절반인 7승째를 올렸다.
박세리는 11번홀(파5) 버디로 웹, 김미현(29ㆍKTF)과 함께 공동선두에 오른 뒤 12번홀(파3)에서 행운의 20m 짜리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웹과 선두 각축을 벌이던 박세리는 1타 앞서 있던 18번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범해 웹과 연장승부에 들어갔지만 ‘비밀병기’ 유틸리티 4번 아이언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해 박세리에 앞서 4년 만에 우승, ‘부활 바람’을 일으켰던 ‘슈퍼땅콩’ 김미현(29ㆍKTF)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와 공동 3위에 올랐다. ‘1,000만달러 소녀’ 미셸 위(17ㆍ나이키골프)는 6언더파 282타로 지난해 준우승에서 한 발짝 밀려 안시현(22)과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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