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姓)을 한글로 표기할 때 국가가 일방적으로 두음법칙을 적용토록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성씨의 두음법칙 적용을 규정한 대법원 호적예규를 부정한 것이어서 대법원의 최종 입장이 주목된다.
대전지법 민사1부(부장 손차준)는 12일 성의 한글 표기를 ‘유’에서 ‘류’로 정정해달라는 柳모(81)씨의 호적정정 신청을 기각한 원심 결정을 깨고 호적정정을 허가했다.
재판부 “성의 한글표기에서 두음법칙을 강제하는 대법원 호적예규는 개인의 관행과 의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헌법이 보장한 인격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며 법률의 형식을 취하지 않아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성씨 표기에 두음법칙 적용을 강제할 정당한 목적이나 구체적인 이익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성씨 표기에 대해 종중들 간에도 이견이 있어 기존 예규를 유지해왔다”면서 “예규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온 만큼 예규의 타당성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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