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해 중국의 낙후된 농촌을 단기간에 발전 시키겠다.”
12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 중국센터 337호실. 안문영 대구시 보건위생과장으로부터 지역 공공의료 부문에 대한 강연을 듣는 중국 공무원들은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진지하게 메모하고 확인했다.
이들은 지난 달 8일부터 6개월 일정으로 대구시에서 새마을 교육을 받고 있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칭다오(靑島) 자오난(膠南)시의 부국장(우리나라 5급 사무관)급 이상 간부 공무원 등 29명.
특히 이번 자오난시 연수단에는 왕리엔레이(王連雷ㆍ43) 외국기업투자센터 주임과 쉬에리췬(薛立群ㆍ39ㆍ여) 문화국 부국장, 리우신(劉昕ㆍ36) 판공실 부주임 등 다양한 분야의 간부 공무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연수단장인 자오난시 송청쩌(宋成澤ㆍ44) 당안(檔案ㆍ공문서) 국장은 “한국정부가 낙후한 한국의 농촌을 의식개혁과 정부주도의 정책을 통해 단기간에 발전시킨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며 “도시와 소득차가 격심한 중국 농민들에게 우선 ‘잘 살아 보겠다’는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단장 등 연수단의 교육은 전문가 강연과 현장체험 위주로 짜여져 있다. 주5일 하루5시간 계명대 중국센터에서 새마을운동 추진 경위와 결과, 성과 등을 집중 분석하고, 당시 참여했던 공무원들의 경험담을 듣고 있다. 이들은 한국어와 신농촌, 투자유치, 공공관리, 대외경제무역 등 선진행정에 대한 교육도 함께 받는다.
5일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장을 역임한 조해녕 대구시장으로부터 새마을특강을 들은 송 국장은 “1970년대말 내무부 새마을지도과에서 사무관으로 일한 조 시장이 ‘새마을운동은 경제부흥보다 정신개혁이 우선’이라고 말한 것에 공감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이론강의 뿐만 아니라 현재 새롭게 바뀐 한국의 농촌과 산업현장에도 찾아가고 있다. 대구시의 담장허물기 현장과 국제섬유기계전, 약령시, 대구테크노파크 벤처2공장 등은 주된 견학장소이다.
그는 “경북 성주군의 참외정보화마을에서는 가정마다 컴퓨터 인터넷으로 참외를 주문 받아 파는 것을 눈 여겨 봤다”며 “중국에도 도농간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온라인거래를 많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국장 등 연수단은 16일 경북 구미시의 삼성전자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7월말에는 1주일간 경기 성남시의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도 별도의 새마을교육을 받을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자오난시가 대구시에 올해 초 연수를 제안해 이루어졌고, 연수비용으로 2억6,000만원을 대구시에 선불로 지급했다”며 “앞으로의 연수제안도 잇따라 별도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안철균 국제사회교육팀장은 “중국이 도농간 격차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농촌 근대화 차원에서 우리의 새마을운동에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 자신도 우리 이룬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말했다.
대구=글ㆍ사진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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