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상장회사 대부분이 오너 일가와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립적 인사가 재벌 기업의 경영을 감시하는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2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기업집단의 상장계열사 사외이사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전체 616명 가운데 오너 일가와의 사적인 인연으로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231명(37.50%)에 달했다.
연구소는 사외이사가 해당 재벌 계열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오너 일가와 학연과 기타 사회적 관계 등으로 연결된 경우 독립성이 의심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독립성이 적다고 판단된 사외이사를 많이 둔 재벌로 두산, 삼성, LG, 롯데, 현대자동차 등을 꼽았다. 반면 KT, 대림, 농심, 이랜드 등은 객관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성을 가져야 할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이 관련 법령에 형식적으로 규정되는 등 제도적으로 결함이 있다”며 사외이사와 관련된 공시를 강화하는 등 증권거래법 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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