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에 대한 입법원(의회)의 탄핵 표결이 이달 27일 실시된다.
대만 입법원은 12일 야당이 발의한 천 총통 탄핵안의 처리를 위한 특별 회기를 13일부터 27일까지 갖기로 결정했다. 이는 탄핵안이 상정됐음을 의미한다.
대만 입법원 여야 대표들은 이날 간담회를 갖고 국민당과 친민당 등이 발의한 총통 탄핵안과 정부가 제출한 수해지구 지원안 등 14개항의 의안을 처리키로 했다. 대만 헌정사상 입법원이 총통 탄핵안을 처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탄핵안이 통과되면 천 총통은 처음으로 탄핵 받은 총통으로 기록된다.
탄핵 표결은 탄핵안 작성, 총통부 답변, 조사 등 과정을 거쳐 27일 기명 투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결의에는 입법원 재적의석(221석)의 3분의 2(148석) 찬성이 필요해 현 야권의석(112석)에다 무소속 및 여당인 민진당 등의 36석만 합하면 탄핵안은 통과된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민진당이 탄핵 반대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다수의 이탈표를 기대하기 어렵고, 탄핵 결의 이후 15일 이내에 치러질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기도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여우시쿤(游錫坤) 민진당 주석은 “천 총통과 우수전(吳淑珍) 총통 부인이 법을 어겼다는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며 탄핵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천 총통의 사위 차오젠밍(趙建銘)이 구속되는 등 친인척 비리가 잇따라 터져 퇴진 압력이 거세지만 총통 본인의 위법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탄핵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대만 일간 중국시보는 10일 여론조사 응답자의 46%가 천 총통 자진 사임을 바라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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