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 수호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측이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결정,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14,15일 실시되는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최종 결정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 매입은 투자 차원이라고 밝혔던 것처럼 현재 장내에서 시가 2만2,000원인 주식을 1만4,000원에 유상증자하는 것에 참여하는 것은 주주가치 극대화 차원에서 당연한 결정”이라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지분은 현재 26.68%에서 25.48%로 다소 줄어든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현대상선 우리사주에 20%(600만주)를 우선 배정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우호지분 격인 KCC도 현대상선 유상증자 참여가 거의 확실시 돼 유상증자 이후 현대중공업측의 우호 지분은 31.45%가 된다.
반면 현대그룹측은 현 회장 일가와 현대엘리베이터(17.52%), 케이프포춘(10.01%), 우리사주(3.89%) 등을 합쳐 현재 35.46%인 우호지분이 유상증자 이후에는 38.35%로 다소 늘어난다.
따라서 이미 유상증자 참여의사를 밝힌 현대건설(8.69%→8.30%)이 현대상선 경영권 확보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계속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신주인수권을 적정가격에 매수하겠다는 의견을 거부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한 현대중공업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현대그룹은 유상증자 후 우호지분이 40%에 달해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만큼 향후 현대건설 인수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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