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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공은 둥글다, 그러나 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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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공은 둥글다, 그러나 밖은…

입력
2006.06.1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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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는 평등하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은 길이 105㎙, 폭 68㎙의 그라운드에서 똑 같은 조건으로 싸운다. 돈도, 국력도, 첨단기술도 그라운드 안에서는 크게 소용가치가 없다. 오직 선수들의 체력과 기술, 그리고 패기로 승부를 결정짓는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은 사정이 다르다. G조의 스위스와 토고는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가운데 빈부의 격차가 가장 크다. 스위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5만 5,204달러로 토고(377달러)의 146배에 달한다.

중남미의 작은 나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인구는 110만명. 본선 진출국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미국(2억 9,360만명)의 267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선수들에 대한 처우도 다를 수밖에 없다. 스위스는 우승보너스로 1인당 35만유로(4억3,000만원)을 약속했지만, 토고는 15만 5,000유로(1억 9,000만원)의 출전수당을 요구하는 선수들에게 “간이 부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브라질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23명의 연봉 총액은 4억 1,000만 유로(4,920억원). 역대 월드컵 팀 가운데 최고다. 반면 한국 대표팀의 연봉 합계는 120억원 정도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70억원)은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과 이영표 선수의 몫이다.

그래도 한국팀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토고를 비롯한 아프리카 선수들의 경우 유럽에서 뛰고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연간 100만~1,000만원선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광고수입까지 일부 팀으로만 몰리면서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엄브로, 맥도날드, 펩시 등의 후원을 받고 있는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6,000만 달러(약 580억원)를 스폰서십으로 벌어들였다. 하지만 조별예선에서 탈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스폰서십을 따내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잉글랜드 축구팀이 짐을 푼 바덴바덴 근처 초호화 호텔의 하루 숙박료는 2,200유로(약 266만원)에 달한다. 호텔 측은 잉글랜드 팀을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개발한 특수 매트리스를 주문했다.

독일 선수들은 과거 빌헬름 2세의 궁전을 개조한 호화호텔에서 묵었는데,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드가 방을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반면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하이델베르크 외곽에 위치한 한적한 한 중급 호텔을, 방겐에 캠프를 차렸던 토고 선수들은 별 3개짜리 호텔을 숙소로 이용했다. 이 호텔의 하루 방값은 12만원 정도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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