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잇 어소시어츠는 기업 경영에서 핵심 요소인 인사와 복리후생 부문을 고객사의 특성에 맞춰 체계적으로 설계해 주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다. 포춘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보유, 이 부문 점유율 세계 1위다.
1999년 한국 진출 이래 포스코 하나은행 교보생명 등 국내 유수 기업의 인사 관련 컨설팅을 해 온 휴잇이 올해는 지난해 말 시작된 퇴직연금 시장 선점을 목표로 세웠다. 휴잇의 복리후생부문 아ㆍ태지역 대표인 짐 험프리(사진)씨가 한국을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퇴직연금 제도는 한번 도입하면 변경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특히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 수십년 간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미래를 내다 보고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퇴직연금 설계는 전문 컨설팅사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퇴직연금 도입시 컨설팅사의 설계 자문을 받는 게 일반화돼 있지 않다. 설계 비용을 별도로 들일 필요 없이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가 무료 또는 값싸게 ‘덤’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직연금 설계를 컨설팅 업체에 맡기면 다양한 상품을 비교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고르고, 자사의 인력 구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험프리 대표가 보기에 우리의 퇴직연금 제도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우선 많은 이들이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비중이 너무 낮고 주식 직접투자 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으나, 그는 오히려 현재처럼 위험도가 낮은 상태로 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근로자들이 자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의 경우 위험자산 비중이 너무 높으면 자칫 큰 폭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는 “처음에는 위험자산 비중을 낮게 규제했다가 점차 제도가 안정화하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의 종류도 다양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이 미비한 점은 약점으로 지적했다. 우리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포함해 매년 300만원까지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이는 기업이나 근로자가 기존의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으로 전환할 만한 강력한 유인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시불로 받는 퇴직금제를 계속 유지할 경우 급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고려할 때 국민들의 노후가 크게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선진국처럼 퇴직연금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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