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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美軍 기지 수감자 3명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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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美軍 기지 수감자 3명 자살

입력
2006.06.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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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 내 수용시설에 억류돼 있던 ‘테러 용의자’3명이 10일(현지시간)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수감자들의 항거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음이 확인됐다. 관타나모 기지를 관할하고 있는 미 남부사령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2명과 예멘 출신 1명 등 수감자 3명이 감방 안에서 침대시트와 옷 등으로 만든 올가미로 목을 매 자살했다고 밝혔다.

2002년 1월 관타나모에 테러 용의자들을 수감하기 시작한 이래 수감자 25명이 41차례의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제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기소 없는 무기한 구금과 고문 의혹 등을 문제 삼아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를 요구해온 유럽 국가 및 인권단체, 유엔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살한 수감자 3명은 모두 아랍어로 된 유서를 남겼으나 미군 당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비병이 이들을 처음 발견한 후 의료팀이 소생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미군 당국은 이들 중 한명은 알카에다 고위 요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관타나모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돼 온 ‘단식투쟁’에 참여해 왔고 사전 협의 하에 ‘조직된 저항’의 한 형태로서 동시에 자살을 감행했다고 미군측은 설명했다. 관타나모 기지 사령관인 해리 해리스 해군 소장은 “그들은 우리의 것이든, 그들의 것이든 생명을 존중하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절망의 행동이 아니라 우리를 겨냥한 전쟁행위”라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데 그쳤다.

관타나모 기지에 테러 용의자 수용소가 설치된 2002년 1월 직후부터 단식 투쟁과 자살 시도가 잇따랐다. 2003년 8월에는 하루에 10명이 자살을 시도하는 등 23명이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미군 당국은 2005년 1월에야 이 같은 사실을 인정, 은폐 의혹이 일기도 했다. 미군은 또 지난해 여름부터 단식 투쟁이 거세지자 수감자들의 코에 튜브를 집어 넣어 강제로 음식물을 주입,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올해 2월에는 수감자들을 철제 의자에 묶은 채 음식물 주입이 이뤄졌음이 폭로됐고 지난달엔 수감자들과 경비병들간에 유혈충돌이 발생했다.

논란이 증폭되면서 앙겔라 마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은 수용소 폐쇄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2002년 1월부터 알카에다, 탈레반 등 ‘적 전투원’을 관타나모에 실어 날랐으며 수감자가 한때 760여명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46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기소된 수감자는 고작 10명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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