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맹형규 전 의원이 7ㆍ26 재보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한다는 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의 품성과 정치적 역량을 감안, 서울시장에 도전하면서 내놓은 지역구를 다시 찾도록 해주자는 것이다. 여기엔 의원직까지 버리는 올인을 하고서도 서울시장 후보를 목전에서 놓친 데 대한 안타까움이 작용하고 있다.
이런 정서는 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느닷없는 외부영입 바람 때문에 경선에서 패배했지만 깨끗이 승복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오세훈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에 헌신하는 신사도를 보여주었다. 그는 평소에도 예의 바르고 넉넉한 행보를 보였기에 “맹 전 의원을 다시 국회로 보내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맹 전 의원측은 “고민 중”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주변의 권유가 싫지는 않은 표정이다. 하지만 재출마는 본인에도 독이 되고 한나라당에도, 한국 정치문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지난 1월말 맹 전 의원이 “서울시장에 모든 것을 걸겠다”며 의원직을 던질 때 많은 사람들은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그런 그가 다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5개월 전의 의원직 사퇴는 단지 득표를 위한 ‘정치적 쇼’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한나라당도 “지방선거에서 표를 몰아줬더니 벌써 오만해졌다”는 비난에 봉착할 것이다.
당사자인 맹 전 의원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물론 오랜 세월 공을 들인 지역구가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1년10개월 남은 의원직이 신의와 도의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의 실속을 위해 정도가 아닌 편법을 택한다면 그에게 큰 정치인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염영남 정치부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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