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대표팀의 부동의 측면 공격수를 꿰차고 있는 아르연 로번(첼시).
그의 전매특허는 폭발적인 드리블이다. “반칙이 아니면 그의 질주를 막을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의 진가는 11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경기에서도 보석처럼 빛났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장, 상대 문전을 휘저으며 팀 공격을 주도하던 그는 전반 18분 팀 동료 로빈 페르시의 패스를 받아 폭풍처럼 질주한 뒤 가볍게 왼발 슛, 상대 골네트를 시원하게 갈라놓았다.
8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네덜란드가 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를 포함한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소중한 첫 승을 안겨준 천금 같은 결승골이었다. 혼자 6개의 슈팅을 날리며 상대 골키퍼의 혼을 빼놓은 로번은 이날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로번은 16살 때 네덜란드의 프로축구팀 그로닝겐에서 데뷔했다. 3년 뒤인 2003년 그는 네덜란드의 명문구단인 PSV에인트호벤으로 옮겨 이영표와 한솥밥을 먹었다.
대담하고 거친 플레이에 네덜란드 축구계는 환호했다.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드리블과 빠르고 날카로운 크로스는 상대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 밑에서 마테야 케즈만, 반 봄멜, 이영표 등과 함께 물오른 플레이를 펼치며 환상적인 시즌을 보낸 그는 2004년 마침내 꿈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부자구단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월드컵 데뷔전에서 첫 골을 넣어 너무 기쁘다”며 “네덜란드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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