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운항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우박에 맞아 기체 앞 부분이 통째로 떨어져 나간 사고를 두고 ‘우박에 비행기가 이렇게까지…’ 하는 의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항공정비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사고기에서 떨어져 나간 레이돔(레이더를 보호하는 기체 앞의 뾰족한 부분)은 금속 재질인 기체의 다른 부분과 달리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레이더의 전파 투과를 좋게 하기 위해서다. 25년 경력의 한 정비사는 “사고가 난 에어버스 기종 뿐 아니라 다른 항공기들도 강화 플라스틱으로 된 레이돔으로 레이더를 보호한다”며 “우박에 레이돔이 파손되는 경우는 더러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속 700~800㎞의 속도로 움직이는 기체에 떨어지는 우박의 충격이 상상 외로 크고 속도에 따른 2차 피해 가능성도 높다. 한 정비사는 “미미하게 파손된 레이돔이라 해도 정면에서 받는 공기저항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최초 파손 부분을 공기가 휘젓고 들어오면서 파손 부위가 커졌고, 결국 레이돔 전체가 떨어져 나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