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시론] 남북정상회담 순리로 풀어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시론] 남북정상회담 순리로 풀어야

입력
2006.06.12 00:00
0 0

김대중 전 대통령이 6월말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로 하고 현재 남북 실무대표단이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들을 다루고 있다.

김-김 면담이 이루어지게 되면 2006년 6월 15일 평양에서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6년만의 재회가 되며 현재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나 남북한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들을 감안할 때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만남이 될 것이어서 벌써부터 국내외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 점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도 몽골 순방 중 기자회견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에 관심을 표명하였고 특히 김 전 대통령이 방북하여 김 위원장과 뭔가 합의를 이끌어내면 자신도 그 뒤를 슬쩍 따라가겠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한 것이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이전에 노 대통령과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에선 그 같은 만남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으나 앞서 노 대통령의 해외순방 발언이나 이종석 통일부장관의 행적을 보면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이전에 노-김 면담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물론 김 전 대통령은 현재 평범한 시민으로서 이번 방북에서도 정부의 특사 자격으로 공식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분단 이후 남북간 최초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전직 대통령인 DJ의 방북은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 및 남북관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가져올 수도 있으며, 아직도 국내정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이 노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면 이는 5ㆍ31 이후 격동하는 국내정치에서 그 의미 역시 결코 적지않은 게 사실이다.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이 만나게 되면 우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남북관계의 제약 요인이 되고 있는 북핵문제를 조속히 풀어낼 수 있도록 김 위원장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데 노-김 간의 의견 일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노무현 정부의 평화ㆍ번영정책이 김대중 정부 시절의 햇볕정책을 계승하였으며 북핵문제에 대해 노-김 정권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것도 김 전 대통령의 방북에서 논의할 주요 의제 중 하나일 것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늦춰지는 이유는 그의 신상에 대한 안전보장과 더불어 북미관계의 악화, 그리고 북한에 대한 지원이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김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면 노 대통령은 정부를 대표하여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서 안정보장 및 추가 대북지원 등 경제협력에 대한 우리 정부의 포괄적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노 대통령은 이미 남북정상회담의 장소와 의제에 대해 구애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이 같은 입장을 노-김 만남에서 재차 밝히게 되면 김 전 대통령은 방북시 한결 수월한 입장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김 만남에서 남북관계나 대북정책은 원칙과 순리에 입각하여 투명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양자간 공감대를 이루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과거 대북 불법송금이 가져온 국내외적 파장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서 북한의 김 위원장에게도 그 같은 입장을 사전에 분명히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유호열ㆍ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