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타 차량을 운전하던 택시기사 이모씨는 2003년 10월 29일 오후 3시께 충남 천안시 신부동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같은 방향으로 직진하던 김모(37ㆍ여)씨의 티코 승용차 뒷문을 택시 우측 앞 범퍼로 들이받았다. 택시에 받힌 김씨는 이후 33m를 더 진행했고 편도 1차선 도로에 정차하고 있던 승합차를 들이받았다.
김씨는 “1차 사고로 인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어 33m를 더 진행하는 바람에 2차 사고가 발생했다”며 택시회사를 상대로 2차 사고의 책임까지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1차 접촉사고에 대한 책임은 있지만 승합차 충돌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1일 “2차 사고도 택시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며 2차 사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1차 사고가 없었더라도 다른 원인 때문에 2차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2차 사고는 김씨가 경승용차의 옆구리를 들이받히면서 갑자기 차체가 흔들리자 순간적으로 당황한 나머지 제동장치를 정상적으로 조작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차 사고는 김씨에게도 상당한 과실이 있어 보이지만 이런 사정은 손해배상액 산정 때 참작 사유가 될 뿐이지 택시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1차 사고와 2차 사고의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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