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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철새 낙원에 '마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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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철새 낙원에 '마찰음'

입력
2006.06.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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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복원이 아니라 환경파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친환경방식으로 조성하는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국내 대표적 철새 도래지인 부산 을숙도와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 탐조 관련시설이 대대적으로 추진돼 환경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 낙동강환경조성사업단은 지난해 12월부터 1,452억원을 들여 2007년 4월 완공을 목표로 동북아 최고 수준의 철새 및 습지 관련 전시관 등을 갖춘 지상 3층(연면적 1,235평) 규모의 에코센터를 짓고 있다.

시는 당초 국제공모전을 통해 친환경 방식의 원목구조 건축물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으나 ‘화재에 안전한 건축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이유로 철근 콘크리트와 H빔 구조로 변경했다.

환경단체와 조류 전문가들은 “에코센터가 환경친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데다 규모도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화재에 무방비한 목조 건축작품을 국제공모전 당선작으로 뽑은 것도 문제지만, 뒤늦게 당선작을 채택하지 않아 결국 예산만 낭비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조성사업단 관계자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공모했지만 화재 등 안전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철근과 H빔 구조로 시공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창원시도 2008년 람사총회에 맞춰 171억원을 들여 주남 저수지 일대에 폭 2.5~3㎙, 길이 12㎞의 탐방로를 비롯, 조류관찰소와 전망대, 도로정비 등 저수지 정비계획을 수립한 후 최근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람사총회에 대비해 도로정비와 주차장 조성 등 대대적인 정비가 불가피해 이 같은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농경지와 저수지 사이에 탐방로를 설치하면 양쪽을 다니며 먹이를 찾는 철새들의 이동을 방해해 결과적으로 서식환경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며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환경운동연합은 탐조객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시가 800만원을 들여 제방에 설치한 지붕 딸린 벤치에 대해서도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오래 머물 경우 철새들을 놀라게 할 우려가 있다”며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철새 서식 환경보호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한 후 친환경 방식으로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글ㆍ사진 이동렬기자 dylee@hk.co.kr부산=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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