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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지하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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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지하철' 신경전

입력
2006.06.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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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응원이냐, 안전이냐”

독일 월드컵 한국_토고전이 열리는 13일 밤 지하철 운행방식을 놓고 경찰과 지하철공사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부근에서 길거리 응원이 벌어지는 주요 지역 지하철역에 한해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에 열차를 세우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다. 반면 지하철 공사는 오히려 이 시간대에 배차 간격을 좁혀 시민의 응원 편의를 돕겠다는 입장이다.

신경전이 가장 첨예한 곳은 대구다. 경찰은 13일 밤 5만여명의 응원 인파가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을 이용해 범어네거리에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2호선은 지난해 10월 개통돼 특정 시간대에 대규모 승객이 집중된 적이 없는 만큼 대구경찰청은 13일 오후 9시부터 열차가 범어역을 무정차 통과하도록 대구지하철공사측에 요청했다. 경찰은 당초 이날 오후 9~10시에만 무정차 통과를 요청할 계획이었지만 경기가 끝난 후 지하철 탑승 때도 위험이 높을 것으로 보고 통제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어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대구은행역과 수성구청역에 분산해 승ㆍ하차시키면 사고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지하철공사의 해법은 정반대다. 공사는 이날 오후 9시부터 평소보다 많을 지하철 이용객을 위해 배차간격을 좁혀 더 많은 전동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경기가 끝난 뒤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할 수 있도록 14일 새벽 1시50분까지 운행 시간을 연장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지하철공사측은 “월드컵 경기 당일 범어네거리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대중교통이 지하철인 만큼 시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전동차 배차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때 서울시청 앞에서 수만 명의 응원인파를 치른 서울 지하철의 경우는 좀 여유가 있다. 서울경찰청은 “아직 무정차 통과계획은 없지만 당일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측도 “2002년 때도 시청역 1ㆍ2호선 무정차 통과계획은 있었지만 거의 실행되지 않았다”며 “응원전이 시내 곳곳에서 치러지고 응원단이 광화문역과 종각, 을지로입구역 등으로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하철이 운행되고 있는 부산, 대전, 광주의 경우 운행시간을 평소보다 연장하고 운행 열차를 늘려 시민들의 길거리 응원을 지원한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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