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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매혹의 조련사,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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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매혹의 조련사, 뮤즈

입력
2006.06.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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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뒤에는 여자가 있다.’ 여자들의 힘을, 동양은 일찍이 알고 있었던가. 이 책은 시점을 현대 서양으로, 예술계로 옮겨와 저 명제를 입증한다.

앨리스 리델, 루 잘로메, 갈라 달리, 리 밀러, 수잔 패럴, 오노 요코 등 6명의 삶이 집약돼 있다. 더러는 요정으로, 꿈의 여인으로, 아니면 팜므 파탈로도 알려져 있는 ‘그녀’들은 ‘그’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제공한, 절대적 존재였음을 보여준다.

2003년, 자신의 전시회를 위해 내한하기도 했던 오노 요코. 일부 대중들은 그녀가 남편 존 레넌을 독점해 대중과 단절시킨 욕심쟁이 전위 예술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예술을 추구할 권리를 놓고 벌였던 싸움을 거쳐, 결국 세인들의 공감과 존경을 획득할 수 있었다고 책은 들려준다.

학예의 신, 뮤즈는 어떻게 모습을 달리 했던가? 니체 프로이트 릴케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과 사랑을 나눴던 루 잘로메, 시인 남편(에뤼아르)보다 경제적으로 월등한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직감하고는 화가 달리의 현실적 성공을 끌어낸 갈라 달리, 인기 모델로서 여성에게 부과된 인습적 의무를 벗어 던지고 종군 사진 기자로 전장을 누빈 리 밀러, 영원한 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영감을 제공한 앨리스 리델 등의 흥미로운 삶이 코앞으로 현현한다.

거장을 자신의 남자로 두고, 그들과 길항(拮抗)해 가며, 마침내 스스로가 빛나는 창조자의 반열에 오른 그들의 삶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저들이 가족이나 아이들, 관습적 의무, 강요된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고 저항하는 방식은 페미니즘이 내재적으로 성숙해 가는 한국 땅에 말을 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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