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예방주사로 막는 ‘암 백신 시대’가 열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한국시간) 미국 제약사 머크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의 판매를 승인했다. 암에 대해서는 최초이자 유일한 예방 백신이다. 머크는 미국에서 수주일 내에 가다실을 시판할 예정이며, 우리나라에는 이르면 2007년 하반기 들어올 전망이다.
가다실 주사를 맞으면 자궁경부암 발병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의 2가지 변종(HPV-16, HPV-18)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 바이러스는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에 성 관계를 갖기 이전인 9~26세의 여성이 주 접종 대상이 된다. 또 가다실은 생식기에 사마귀를 유발하는 HPV-6, HPV-11의 예방효과가 있다.
주사는 6개월에 걸쳐 3차례 접종해야 하며, 접종 가격은 미국에서 3회분에 360달러(약 34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이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HPV는 성 생활을 하는 성인 여성의 50% 이상이 감염되는 흔한 바이러스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대부분은 별 문제가 없지만 일부는 암으로 진전된다. 자궁경부암이 여성의 암 사망원인 가운데 2번째이고, 정기검진에 소홀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매년 24만명이 이 병으로 사망하는 만큼 가다실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백신이 자궁경부암의 원인을 100%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방 접종한 여성들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가다실의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 역시 아직은 불분명하다. 머크가 약 2만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는 5년간은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다른 제약사 GSK도 가다실과 마찬가지로 2개 변종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를 개발,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 제약계는 암 백신 시장을 둘러싸고 한 판 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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