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억 전 세계인의 축제, 2006독일월드컵이 9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화려한 팡파르를 울리며 한달간 대장정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
개막식 행사는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답게 눈 부셨다. 10일 오전 1시 개최국 독일(FIFA랭킹 19위)과 코스타리카(26위)의 개막전에 앞서 30여 분간 펼쳐진 식전 행사는 120명의 드럼 연주자들이 독일 남부지방 전통 의상을 입고 ‘쿵쾅쿵쾅’ 힘찬 울림을 세계에 전하면서 웅장하게 시작됐다.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붉은 대각선 통로가 생기더니, 한 손에 꽃을 든 여자 아이와 자전거에 축구공을 실은 남자 아이가 뒤따랐다. 이어 80여 명의 무희들이 불꽃을 쏘아 올리자 스탠드 여기저기서 쉴새 없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장 지붕 아래로 ‘WELCOME(환영)’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타고 흐르자 독일 전통의상을 입은 브라스밴드(취주악대)가 대형 마차와 함께 등장, 개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한껏 뽐냈다. 수십 명의 비보이(B-boy)들은 신명 나는 힙합을, 갖가지 타악기의 ‘난타 쇼’도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세계인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와 톱 모델 클라우디아 시퍼가 우승 국의 전유물인 FIFA컵을 들고 나타나자 전 세계는 무아지경의 황홀함에 빠져 분위기는 절정으로 내달렸다.
32개 출전 국의 선전을 기원하며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와이어에 몸을 내맡긴 채 ‘공중부양’을 하는가 하면, 지난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2002한일월드컵까지 월드컵의 감동이 담긴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눈’이 아닌 이를 지켜보는 모두의 가슴 가득 오롯이 투영됐다.
팝페라 그룹 ‘일 디보(IL DIVO)’의 아름다운 선율이 공식 월드컵 송인 ‘우리 삶의 시간’ 등을 통해 울려 퍼지자, 마라도나 등 역대 월드컵을 빛낸 스타 플레이어 170여 명이 무대에 올랐고,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의 개회사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통해 ‘통일 독일’의 새로운 이미지로 변화하려는 독일의 거침없는 전진이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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