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중인 항공기가 우박에 맞아 기체 일부가 심하게 파손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9일 오후 4시54분 제주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 8942편(에어버스 321 기종)이 오후 5시55분 착륙 준비를 시작하며 경기 오산시 300m 상공을 지나던 중 우박에 맞았다. 당시에는 천둥 번개에 국지성 호우까지 내리고 있었다.
굵은 우박 덩어리가 항공기에 부딪히면서 레이더 장치가 장착된 노즈 레이덤(기체 앞 뾰쪽한 부분)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또 엔진 커버 부분에 구멍이 나고 조종실 앞 유리도 심하게 깨졌다. 항공기는 강한 번개를 함께 맞아 피뢰침이 파괴되면서 기체에 충격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기체 파손에 따른 충격으로 항공기가 심하게 흔들리자 단체 여행을 다녀오던 초등학생 일행을 비롯한 일부 탑승객이 구토 증상을 보이는 등 승객 200여명이 크게 동요했다.
조종사는 즉각 김포공항 관제탑에 비상 착륙을 요청했고, 랜딩기어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재이륙해 김포공항 상공을 한바퀴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은 항공기 비상 착륙을 위해 일시 폐쇄 조치를 취하고 이륙을 앞둔 항공기들에게 이륙 중단 조치를 내렸다.
사고 항공기는 랜딩기어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예정 시각보다 20분 가량 늦은 오후 6시14분께 김포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승객 중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 관계자는 "일부 기체가 심하게 파손돼 정말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승객들이 큰 상처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김포공항 당국은 항공기를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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