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최초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있었다. 그런 후에 폭발이 있었고, 폭발 후에는 하늘이 연기로 가득하게 되었다. 우리는 우주가 창조된 생일의 장관을 보기에는 너무 늦게 도착했다.”
벨기에인 신부 르메르트는 위대한 통찰력으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창조의 순간에 적용시켰다. 그는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원시원자가 갑자기 붕괴하면서 우주의 모든 물질을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우주의 시원을 밝히는 빅뱅 이론의 시작이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유명한 대중 과학 저술가 사이먼 싱이 이번에는 우주 탄생 이론을 들고 일반 독자들을 찾아왔다. 저자는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라는 큰 주제를 놓고 특유의 명쾌한 서술 방식으로 빅뱅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은유의 수사가 동원되고 역사와 인물을 풍성하게 엮어낸, 딱딱하지 않은 과학서다.
저자는 빅뱅을 설명하기 위해 독자를 우선 과학의 시발점으로 안내한다.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해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 케플러, 뉴턴 등의 업적을 짚어가며 사람들이 우주를 어떻게 이해하고 연구했는지 설명한다.
이후 빛의 속도 측정부터 아인슈타인의 사고 실험을 거쳐 상대성 이론을 통해 새로워진 우주에 대한 연구를 살피고, 정적인 우주론에 대항하는 역동적인 우주론을 소개한다. 망원경의 발달에 따라 빅뱅 이론이 어떻게 힘을 얻어갔으며 원자물리학과 전파천문학의 발전과 우주배경복사의 관측이 빅뱅 모델을 어떻게 뒷받침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빅뱅에 대한 탐구를 통해 과학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우주와 우리 자신의 본성에 관한 가장 합리적인 대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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