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진공청소기’ 이 호(울산)가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에 입성한 후 전술 훈련에서 이호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한데 묶어 집중 조련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7일 오후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가진 독일 입성 첫 훈련에서 가진 하프 사이드 공격 전술 훈련에서 이호를 이을용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해 안정환(뒤스부르크), 박지성, 이천수(울산)의 스리톱과 손발을 맞추게 했다. 이어 9일 오전 훈련에서 실시한 5대 5 미니 게임에서도 이호를 이을용, 조재진, 박지성, 이천수와 같은 조에 편성시켰다.
‘전술의 핵’ 박지성과 같은 조에서 이틀 연속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이을용과 이천수도 각각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윙포워드 선발 출장이 유력한 이들이다.
9일 오전 훈련 막바지에 치른 3대3 미니 게임에서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이호에 대한 기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박지성, 이을용, 이호를 한 조로 편성해 일대일 대처 능력과 볼 컨트롤 능력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은 것. 스코틀랜드 전지훈련 이후 특정 포지션의 선수들만 추려 별개의 ‘맞춤형 훈련’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호를 토고전에 중용하겠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이호는 지난달 23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왼 발등을 다쳐 스코틀랜드 전지훈련에서 재활에 집중했고 막판에야 컨디션을 회복, 4일 가나와의 평가전에 이을용과 함께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부상 회복이 완전치 못했을 뿐 아니라 마이클 에시엔(첼시), 에릭 아도(PSV 에인트호벤), 설리 문타리(우디네세), 스티븐 아피아(페네르바체) 등 한 수 위의 개인기를 갖춘 상대 미드필더와의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그러나 이호는 ‘두 번 실수는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호는 9일 오전 훈련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시작이다. 월드컵을 목표로 지난 1월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다. 월드컵은 나와 팀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며 월드컵을 맞이하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전격적으로 대표팀에 발탁, ‘아드보카트의 황태자’로 불리며 승승장구해 온 이호가 독일 월드컵에서도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쾰른(독일)=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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