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외규장각 도서 전시만으론 부족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외규장각 도서 전시만으론 부족하다

입력
2006.06.09 23:57
0 0

140년 전 프랑스에 약탈 당한 외규장각 도서가 우리에게 가까워졌다. 외규장각 도서 내용이 디지털화하여 열람이 편리하게 되고, 9월에는 한국에서 이 도서들의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은 강화도를 침략해 6,000여종의 도서와 의궤 중에서 297권을 빼앗아갔고, 나머지 도서는 불타 버렸다.

프랑스에 빼앗긴 책 중 한국에 없는 유일본은 63권이나 된다. 우리는 1993년 프랑스 고속철 도입의 미끼로 단 1권만 돌려 받았을 뿐이다.

그 뒤 프랑스와 지지부진하게 진행된 도서 반환협상에 비춰볼 때, 이번 디지털화와 전시회는 의미가 없지 않다. 전시회를 통해 만날 수 있고, 열람을 원하는 이는 인터넷으로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전시회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온전하게 반환 받길 원한다. 반환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2세기 동안 제국주의에 나섰던 나라들은 외국에서의 약탈물과 전리품으로 제 나라의 박물관을 채워놓고 있다.

‘문화 강국’이 돼 있는 이 나라들은 연대해서 약탈 문화재의 반환을 방해하거나 거부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는 그 동안 ‘상호교류와 대여’의 원칙을 세우고 협상을 벌여 왔다. 고서를 10년 기탁한 후 자동 연장하여 사실상 영구기탁하는 대신, 우리의 다른 고서를 프랑스에 기탁하는 방식 등이 제안되었다. 그러나 구체적 방법에서 양국의 의견은 계속 어긋났다.

최근 북관대첩비에 이어 일본으로부터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을 반환 받기로 합의되었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10년 협상 끝에 2차대전 때 약탈한 루벤스의 명화 등 문화재를 독일에 반환키로 함으로써 문화재 반환의 국제적 기류가 싹트고 있다.

사실상 우리가 이른 시일 안에 프랑스로부터 고서를 반환받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결코 현 단계로 만족해서도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돌려 받고, 또한 돌려 주어야 마땅하다는 점을 한불 양 국민이 새겨둬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