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무가 물었다. “마법사님, 부러진 나뭇가지는 다시 예전처럼 자라겠지요?” 마법사가 말했다. “아니, 그렇지는 않단다.” 매정하다 싶지만 거짓 위로는 없다. 이 책이 그냥 동화가 아닌 까닭이다.
‘작은 나무’는 폭풍우에 휘말린 나무처럼, 병마를 걸머지게 된 어린이에게 힘을 주는 작품이다. 다리 절단 수술을 이겨낸 5살짜리 소녀와 그를 도운 의사의 실화가 그 바탕이라고 한다.
사고의 충격, 수술의 두려움, 다리를 잃은 뒤의 절망감…. 이런 고비마다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 힘은 뭘까. 치유법은 거창하지 않다. 시련을 마주하고 맞설 수 있게 용기를 주는 것. 그리고 작은 나무처럼 튼튼한 뿌리와 용감한 심장이 남아있음을, 특별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뇌성마비 자녀를 둔 심리학자다. 아픈 아이와 부모가 겪는 절망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슬기로운 말과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쉬운 문제가 아니지만 굳세게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희망은 시련을 받아들이는 용기에서 싹을 틔운다고.
저자의 또 다른 작품 ‘부드러운 버드나무’도 죽음을 피하지 않는다. 다만 죽음은 “모습이 점점 바뀌는 여행”이고 남겨진 이에게 추억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주는 것이다. 죽어가는 아이와 그를 지켜봐야 하는 아이의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다.
두 권 모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부록이 있다. ‘행복한 마음의 숨쉬기’나 ‘치유과정 그림 그리기’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해 볼 수 있겠다. 전문가의 도움말 또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발병하는 소아암 환자만 1,200명이라 한다. 저자의 바람처럼 부디 그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길.
박선영 기자 philo9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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