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천황이 국민들에게 전쟁의 교훈을 잊지 말자고 간접적으로 호소했다.
아키히토(明仁) 천황은 7일 동남아 순방(8~15일)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전쟁(2차 세계대전)으로 일본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빼앗겼다”며 “우리는 과거의 아픈 역사를 결코 잊지 말고 각국 국민과 서로 협력해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전인 1930~36년 요인들에 대한 습격이 잇따라 전ㆍ현직 총리 4명이 숨지는 등 이상 사태가 발생했다”며 “일본인들은 전쟁 전 이 같은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국심을 강조하는 등 국가주의적 색체가 농후한 교육기본법의 개정에 대해 “일본인들이 자기 나라와 사람들을 소중히 하면서, 세계 각국 사람들의 행복에 대해서도 마음을 쓸 수 있도록 교육받기 원한다”고 밝혔다.
일본 천황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빠른 속도로 우경화하고 있는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오늘 회견에 평화를 기원하는 나의 마음을 대체적으로 담았다”고 밝힌 아키히토 천황은 “지금까지의 역사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 것을 바탕으로 우호관계가 구축돼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회견을 마무리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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