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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지금 한국미술 감상중

입력
2006.06.0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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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독일 바덴바덴, 프랑스 파리, 그리고 네덜란드의 주요 미술관이나 화랑의 초청으로, 또는 도시나 국가간 문화교류 차원에서 굵직굵직한 전시가 진행돼 한국 현대미술의 성장을 확인케 한다.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에 있는 21세기 신 개선문(Grande Arche) 광장에서 한국인 조각가 임동락(동아대 교수)의 초대전이 7일 개막했다. 신 개선문은 동서 양쪽의 초고층 빌딩을 직사각형 아치 형태로 연결한 기념비적 건축물로, 신개선문과 주변은 세계적 건축가들이 만든 현대건축의 집합장이다.

임동락의 전시는 스테인레스 스틸과 브론즈 조각 20여 점으로 9월 4일까지 계속된다. 신개선문 야외 광장에 높이 5m 내외의 대형 조각 9점을, 동편 건물 꼭대기 33층 실내 전시장에서 높이 2m 안팎의 조각 15점을 선보이고 있다.

신개선문 주변 현대 건축물 사이사이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야외 조각 공원이 조성돼 칼더, 세자르, 미로 등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임동락의 이번 전시작 중 한 점이 아시아 조각가로는 처음으로 이곳에 영구히 설치ㆍ전시된다.

임동락 초대전이 시작된 날, 영국 런던에서는 세계 10대 화랑 중 하나인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에서 한지 부조의 입체회화로 유명한 전광영 초대전이 개막됐다.

이 화랑은 데이비드 호크니, 안토니 카로, 데이비드 내쉬 등 유명 작가들을 40여 년간 소개해온 곳으로, 한국 작가 초대전을 열기는 1977년 이우환 전 이후 처음이다. 전광영의 작품은 같은 시기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홀랜드 종이 비엔날레에도 초대받아 네덜란드의 아펠도른 미술관과 리스윅 미술관에서 10일부터 세 달간 소개된다.

파리에서 기차로 다섯 시간 거리인 독일의 휴양 도시 바덴바덴에서는 지난 5일부터 조각가 문 신(1923~1995)의 초대전이 시작됐다. 전시는 9월 10일까지 계속되는데, 시내 레오폴드 광장과 주변 거리 곳곳에 대형 스테인레스 스틸과 브론즈 조각 10점이 설치됐다.

푸른 숲과 고풍스런 건물이 어우러진 도심의 잔디밭과 도로변에서 만나는 문 신의 조각은 햇빛 아래 매끄러운 자태를 빛내고 있다. 균형과 절제가 아름다운 그의 조각 앞에서 사람들은 열심히 작품 설명을 읽고 여러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한다. 작가는 1961년부터 파리에서 활동하며 유럽 여러 도시에서 작품을 선보여 잘 알려진 편이지만, 바덴바덴에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로마 황제들이 즐겨찾던 온천으로 유명한 바덴바덴은 러시아 문호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 체호프와 독일 작곡가 슈만과 브람스가 살았던 곳이고, 88 서울올림픽 개최지 발표가 이뤄졌던 곳. 개막일 오전에는 쿠어하우스 앞 야외 무대에서 독일 지휘자 마티스 안데르센(만하임 음대 교수)이 이끄는 앙상블이 윤이상의 음악으로 작은 축하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작가의 고향 마산과 바덴바덴의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전시를 추진한 쿠르트 리벤슈타인 문화 담당 부시장은 “문 신의 조각은 긴장과 조화가 느껴지는 훌륭한 작품”이라며, “특히 페스트슈필하우스(축제극장) 옆에 전시된 대형 스테인레스 스틸 조각 ‘화(和) Ⅲ’는 마산에 돌려주고 싶지 않을 만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페스트슈필하우스는 세계적인 예술가와 단체들의 공연이 잇따라 열리는 곳으로, 문 신 초대전 개막 전날에는 ‘피아노의 여제(女帝)’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이곳에서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이에 앞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재미 설치미술 작가 김수자, 국내 대표적 사진작가 배병우의 초대전이 지난달 말 나란히 개막했다.

김수자 전은 국립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의 크리스탈궁에서 7월 24일까지, 배병우 전은 마드리드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티센 보르네시아 미술관에서 7월 23일까지 열린다.

바덴바덴ㆍ파리=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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