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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초일류 기업 - 정유·에너지,“검은 노다지를 찾아서… 지구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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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초일류 기업 - 정유·에너지,“검은 노다지를 찾아서… 지구 끝까지”

입력
2006.06.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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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에너지 전쟁중이다. 고유가와 각국의 자원 민족주의가 맞물리면서 세계 곳곳에서 자원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로서는 생존을 위해 공격적으로 해외 석유개발 사업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그 선봉에는 한국석유공사가 있다. 현재 15개국의 31개 사업장에 참여하고 있는 석유공사는 해외유전 및 가스전을 더 많이 손에 넣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3억1,000만 배럴(지난해 6월 기준)의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는 석유공사는 베트남 15-1광구의 석유탐사 성공을 바탕으로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알제리 등지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메이저 업체와 비교할 때 생산량이나 투자 규모 등에서 명함을 내밀기 부끄러운 실정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세계 에너지 메이저와 경쟁할 수 있는 공기업 육성론’을 펴고 있고, 현 정부 들어 자원 정상외교를 통해 55억 배럴의 석유 탐사권을 확보해 놓고 있어 석유공사의 행보에 탄력이 붙고 있다.

석유공사는 우선 향후 10년 안에 세계 50위권 수준의 지역 메이저 석유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에너지 자립을 선도하는 세계적 국영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 목표인 ‘챌린지 20-50’을 마련한 것. 이 프로젝트에는 2015년까지 해외 석유매장량 20억 배럴을 확보해 20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매출액 50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 50위권에 드는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석유 메이저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이 담겨 있다.

민간기업 중에는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가 가장 적극적이다. 12개국 19개 광구에서 사업을 진행해 현재 4억 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확보중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해외 유전개발을 해왔던 고 최종현 회장에 이어 최태원 회장이 대를 이어 해외 석유개발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브라질 등에서 활발한 사업을 하고 있는 SK㈜는 특히 아르헨티나 등 5개 외국 기업과 함께 2000년 페루 카미시아 88광구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2004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3억 달러를 투자해 2040년까지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카미시아 88광구는 남미 최대의 가스전. 지금까지 확인된 매장량만 원유 6억 배럴, 천연가스 8조7,000억 세제곱피트(원유로 환산하면 약 14억5000만 배럴)에 달한다. 17.6%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는 이 사업으로 지난해 매출액 1억4000만 달러, 순이익은 5,000만 달러를 챙겼다. SK㈜는 신규 유망 지역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2010년에는 총 보유 매장량 7억 배럴, 하루 생산량 10만 배럴을 달성할 계획이다.

국내 2위의 정유업체인 GS칼텍스의 경우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실적은 꽤 좋은 편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하루 정제능력 65만 배럴의 10~15%까지 해외 유전개발을 통해 자체 조달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GS칼텍스는 2003년 캄보디아 블록 A 해상광구에 대한 탐사권 가운데 15%의 지분을 획득, 본격적인 유전개발사업에 나섰다.

이 곳은 2005년 3월까지 진행한 1기 탐사작업 때 시추한 5개의 탐사정에서 양질의 원유 또는 가스가 발견됐다. 또 지주회사인 GS홀딩스도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워캄 등 3개 광구에 대한 탐사권을 최대 30%까지 인수, 현재 파트너사인 한국석유공사 등과 함께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 세계 최고를 이끄는 조선 CEO들

올해 세계 경제계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는 ‘에너지 확보’ 경쟁이다. 에너지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국내 에너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도 경영 전략을 재검토하며 어느 때보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 석유산업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황두열 석유공사 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1968년 유공(SK㈜ 전신)에 입사해 SK(주)부회장까지 지낸 그는 지난해 하반기 석유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2015년까지 세계 50위권의 업체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대대적인 조직혁신을 단행했다.

황두열 사장은 “안정적 석유자원 확보가 국가의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석유공사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신규 진입 예정인 탐사사업의 성공률을 높이고 유망한 개발ㆍ생산광구를 확보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 사장은 “6개 전략 핵심 거점지역(동북아시아ㆍ동남아시아ㆍ중동ㆍ서아프리카ㆍ미주)을 중심으로 석유개발 사업진출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대륙붕 개발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전개발을 잘하려면 전문인력의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올해 중동 위주의 국내 석유 수급구조 다변화를 위해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해에서 확실한 사업기반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 신헌철 사장의 에너지 개발코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경험, 자금, 인력이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거대한 골리앗인 국제 석유 메이저들과 맞대결 하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특정지역에 힘을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 페루나 브라질, 카자흐스탄, 베트남이 그 대상이다.

신 사장은 사업방식의 다변화도 추구한다. 신 사장은 “리스크가 높은 탐사광구 일변도에서 벗어나 개발 및 생산광구 지분매입 및 외국 석유회사의 인수ㆍ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단순 지분 투자위주에서 탈피, 직접 광구 운영에도 참여하고 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2위의 정유업체인 GS칼텍스의 허동수 회장은 해외 석유개발 못 지 않게 대체 에너지 개발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허 회장은 “석유 자원은 앞으로 30년은 충분히 더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러나 에너지는 유한한 것이고 우리 세대 아니면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엔 결국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진단한다. 앞으로 원유는 대부분 수송용 연료에 집중될 것이며, 나머지 에너지는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수소에너지를 연구ㆍ개발해 상용화하는 데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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