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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초일류 기업 - 유통, 토종 빅3 “이젠 진짜 승자 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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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초일류 기업 - 유통, 토종 빅3 “이젠 진짜 승자 가리자”

입력
2006.06.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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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와 까르푸 등 세계 1,2위의 유통 회사들이 한국형 토종 유통 업체와의 경쟁에서 패해 한국에서 철수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로서는 자부심을 느낄 만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국내 업체들은 해외에서의 경쟁은 제쳐두고 라도 ‘한국 지존’의 자리를 놓고 물러날 수 없는 전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이른바 빅3가 벌이는 유통대전은 그래서 더욱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지난 달 월마트를 전격 인수하면서 국내 유통업계 1위 자리에 등극한 신세계는 국내 시장을 지키는 동시에 세계적인 유통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세계는 우선 국내 1위 할인점인 이마트의 입지를 확고하게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86개의 점포에다 월마트로부터 인수한 점포 16개를 합치면 102개에 달한다. 여기에 추가 입점을 통해 2010년까지 146개의 점포를 확보할 예정이다.

중국시장 진출도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지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7호점이 문을 열었다. 2012년에는 최소한 50개 점포망을 완성, 까르푸, 월마트 등과 중국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 부문은 규모의 경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해 문을 연 1만4,000평 규모의 신관과 올 연말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는 본관을 토대로 최고급 점포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문을 열 죽전역사점은 1만5,000평 규모의 대형 복합쇼핑몰로 규모를 확장하고, 2008년 부산 센텀시티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로 단장하게 된다.

까르푸와 월마트 인수 실패로 침체에 빠진 롯데쇼핑은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해 유통 전문 잡지인 스토어 매거진의 발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전세계 백화점 평가에서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세계 무대에서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는 나아가 2010년에는 세계 10대 백화점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규모면에서도 선두 굳히기에 나선다. 올해 서울 미아점을 시작으로, 2007년 부산 센텀시티점이 문을 열고, 올 연말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1호점이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까지 27개의 점포를 열어 전국 유통네트워크룰 구축할 계획이다.

롯데는 올 2월 우선사업권을 따낸 김포공항 스카이파크에는 백화점, 할인점, 극장, 호텔,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복합쇼핑몰을 짓는다.

타깃마케팅도 강화한다. 650만명에 달하는 롯데카드 통합멤버쉽 회원과 2만명이 넘는 특별고객들의 쇼핑 특성을 분석, 개개인에 맞는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마트의 규모도 늘려, 현재 46개 점포를 올해 말까지 55개, 2010년에는 2배 이상인 100개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명품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타 업체들이 신규 출점을 자제하고 구조조정과 저가정책을 추진해온 사이 현대백화점은 천호점, 신촌점, 울산점, 광주점을 잇따라 열고 최고급 인테리어와 상품 서비스를 앞세우는 역발상 전략을 내세워 업계에서 나름대로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할인점 사업에도 본격 뛰어들 채비를 차렸다. 지난해 7월 아산신도시 복합단지에 이어 9월에는 청주시에 할인점 및 백화점 부지를 확보했다. 이에 앞서 지난 해 5월에는 농협유통과 업무제휴 약정을 체결했다.

유통 뿐 아니라 호텔, 여행, 물류, 캐터링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사업영역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케이블 TV 종합유선방송사업(SO)은 이미 11개 SO를 확보, 가입자만 110만명에 달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 유통 CEO에게서 듣는다

국내 유통업계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은 글로벌 경영과 내실 경영을 통해 세계적 유통기업으로 이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2012년이면 세계 유통 톱10은 물론 국내 5대 그룹에도 들 것이라 믿는다”며 “이를 위해 영업 및 관리 능력을 글로벌 유통 기업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 사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중국 사업이다. 우선 2010년까지 중국에 이마트를 34개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시장을 ‘글로벌 신세계’의 초석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의 원동력으로 윤리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해부터 펼치고 있는 신세계 페이(Pay)운동이 대표적이다.

구 사장은 “신세계 페이의 핵심은 공과 사를 구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업문화야 말로 경쟁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은 올 연말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을 필두로 세계화 공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이 사장은 “모스크바점은 해외 진출의 상징이자 교두보”라며 “해외 진출과 국내 시장 확대를 통해 롯데백화점이 2010년까지 세계백화점 업계 톱 10에 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롯데의 세계화를 위해 직원의 자질 향상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롯데백화점 직원 한 명이 올리는 매출액은 경쟁업체보다 30% 이상 높다”며 “이는 끊임없는 교육훈련을 통한 인적 능력개발과 시스템화한 성과관리에 기인하는 바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직원들의 뛰어난 자질을 보다 향상시키기 위해 유통대학, 유통대학원 등 직급별 유통 전문가 양성교육을 확대, 이른바 ‘전 직원의 유통 CEO화’를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

현대백화점 하원만 사장은 백화점의 차별화 및 변화 주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평소 강조해온 “백화점은 단순한 상품판매 공간이 아니라 신 생활문화를 제안하고 전파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쿠킹 스튜디오는 “식재료를 팔지 말고 음식 관련 정보나 앞선 식문화를 고객에게 전파하라”는 하 사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하 사장은 “판촉경쟁 대신 독자상품 확보에 주력하기 위해 해외 유명 브랜드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백화점이 재능 있는 디자이너를 위한 패션 사관학교 역할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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