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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초일류 기업 - 음식, '먹거리 한류' 세계 입맛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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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초일류 기업 - 음식, '먹거리 한류' 세계 입맛을 사로잡는다

입력
2006.06.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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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와 세계인의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글로벌 먹거리’ 들이 늘어나고 있다. 껌, 라면, 분유는 물론 치킨과 제빵 프랜차이즈 등 해외진출 국내 브랜드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과 동남아 지역 수출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미국, 캐나다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등 바야흐로 ‘음식한류’ 열풍이 강타하고 있다.

농심 신라면, 오리온 초코파이, 매일유업 맘마밀 등은 대표적인 ‘글로벌 먹거리’로 꼽을만하다. 1996년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설립, 중국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농심은 98년 칭다오에 스프생산공장, 2000년에는 선양에 스낵ㆍ라면공장을 차례로 세웠다. 농심의 효자 상품은 신라면이다. 중국산에 비해 값이 2배 이상 비싼 프리미엄급이지만 수많은 유사 브랜드가 나올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있다.

진출 첫해에는 매출이 18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4,640만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 중국내 끓이는 라면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신라면의 성공은 ‘역발상 마케팅’ 이 주효했다. 뜨거운 물을 부어먹는 봉지라면을 선호해온 중국 소비자들에게 ‘라면을 끓여야 맛있다’ 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끓이는 라면시장을 개척했다. 최근에는 ‘매운 것을 못 먹으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 는 카피의 TV광고를 방영, 자존심 강한 중국인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90년대 초반 중국시장에 진출한 오리온 초코파이 역시 ‘음식한류’ 의 주역이다. 지난해 중국 초코파이 시장 점유율 68%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오리온도 현지화 전략을 적절히 사용했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기호를 감안, 국내의 파란색 패키지를 붉은색으로 바꿨고 제품명도 ‘좋고 아름다운 친구’라는 뜻의‘하우리여우(好麗友)’ 로 바꿨다. 최근에는 중국의 빅 모델을 썼던 초기의 광고전략을 버리고, 역으로 국내광고와 맥을 같이하는 ‘정(情)’을 컨셉으로 하는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맘마밀’등 분유제품도 효자상품이다. 80년대초 국내 최초로 분유제품 수출을 시작한 매일유업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등 중동지역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했다. 현재 이 지역에서 네슬레 등 다국적 기업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했으며 최근에는 까페라테, 요구르트 등 수출품목 다양화 전략도 펴고 있다. 두산주류BG의 경월그린소주도 설악산 천연수 등 물에 대한 신뢰와 한류를 연계시키는 전략으로 2년 사이 일본 희석식 소주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할 정도로 급격한 판매신장을 보이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과 마케팅전략 등으로 제품수출이 성공을 거두자 최근에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해외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가 대표적이다.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 구베이점 개점을 시작으로, 2년 남짓한 기간동안 모두 9개의 점포(상하이 7개, 베이징 2개)를 열었다.

당일판매 후에는 제품을 폐기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제품이 오븐에서 구워져 나올 때마다‘프레시 벨’을 울리는 등 신선함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인기를 얻고있다. ㈜CJ가 운영하는 뚜레주르도 200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 신규점포를 개점하면서 베이커리의 한류바람 몰이를 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스카이락’‘빕스’등으로 잘 알려진 CJ푸드빌은 지난해말 중국의 20~30대 직장인을 겨냥해 베이징에 면요리 전문점 ‘시젠’을 오픈했으며 한정식 바인 ‘한쿡’ 등의 중국 출점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제너시스가 운영하는 BBQ 는 2003년 중국 , 올해는 스페인에 진출한데 이어 연내 미국과 캐나다 진출이 예정돼 있는 등‘KFC’나 ‘맥도날드’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 식ㆍ음료 업체 CEO에게서 듣는다

식ㆍ음료 업체, 프랜차이즈 업체 경영자들의 해외경영 의지가 남다르다.

대표적인 글로벌 먹거리인 ‘초코파이’ 의 세계진출을 주도하는 오리온 주병식 해외사업담당 부사장은 “만리장성 꼭대기의 노점상들도 초코파이를 판매할 만큼 해외에서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며 “오리온이 코카콜라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오리온의 경우 초코파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해외 부문의 매출이 처음 국내 부문의 매출을 뛰어넘었다. 중국공장 준공, 상하이 현지법인 설립 등 1990년대 초부터 오리온의 해외사업 전략을 주도해온 주 부사장은 향후 동남아시아와 유럽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그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러시아를, 동남아와 인도 진출의 교두보로 베트남을 꼽고 있다. 하반기에는 베트남에 종합제과 공장을 설립해 인도, 중동지역에 대한 초코파이 수출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 역시 ‘신라면’ 붐을 세계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98년 설립한 중국 칭다오의 스프생산 공장을 8년 만에 확장해 중국 시장의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북미 지역에 대한 기대도 크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현지 공장을 설립했고 올초 멕시코에도 지사를 만들었다. 신 회장은 “북미 지역 매출이 매년 10% 이상 증가해왔다”며 “동포 뿐 아니라 매운 맛을 선호하는 히스패닉계 등을 집중 공략, 올해 북미 지역에서 20% 이상의 매출신장을 이루겠다” 고 말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제너시스의 윤홍근 회장의 행보가 눈에 띈다. BBQ, 닭익는 마을 등을 포함해 국내에 7개 브랜드 가맹점을 운영하는 윤회장은 “해외시장 개척만이 생존할 길”이라고 강조한다. 2003년 중국, 2004년 스페인 진출에 이어 지난달에는 일본 렉스사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전방위적 세계 진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 9월 1,500평 규모의 연구단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95년 16개 가맹점, 8억원의 매출로 시작해 지난해 2,800여개 가맹점 5,800억대의 매출을 올린 ‘프랜차이즈 성공신화’를 해외에서도 이루겠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창사후 성장속도를 비교하면 맥도날드가 20년 만에 이룬 성과를 우리는 10년 만에 이뤄냈다”며 “2020년까지 5만여 개의 가맹점을 개설해 세계 1위의 프랜차이즈로 발돋움하겠다” 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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