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란’으로 공멸 위기를 맞았던 카드업계가 화려한 부활의 나래를 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삼성ㆍ LGㆍ현대ㆍ신한ㆍ롯데 등 전업계 카드사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성장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계속 늘고 카드 연체율은 떨어지면서 성장의 순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LG카드는 2003~2004년의 자산클린화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지난해 1조3,631억원이란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리며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고 올 1분기에도 3,536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또 최근 회원수도 1,000만명을 재회복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2분기 543억원의 흑자를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637억(3분기), 688억원(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757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매분기 순익이 증가했다. 현대카드도 올 1분기 251억원의 이익을 내며 지난해 동기대비 4배 이상의 실적으로 올렸다. 롯데카드ㆍ신한카드도 지난해 1,317억원, 542억원의 흑자를 올린데 이어 1분기에도 443억, 165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상승폭을 늘리고 있다.
카드사들의 실적이 호전된 것은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업체들의 숨통을 죄었던 천문학적인 부실채권이 수년간의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거의 해소된데다, 경기호전으로 고객들의 카드 이용실적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연체율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신용카드이용 건수는 809만건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1.6% 늘었고, 금액도 9,986억원으로 4.4% 증가했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도 개선은 뚜렷하다. 카드사의 위기를 불러왔던 연체율은 2004년말 18.25%에서 2005년말에는 10.05%로 낮아졌고 2006년 3월말에는 8.77%까지 떨어졌다.
LG 현대 삼성카드 등 3개사는 2004년 연체율이 20%대를 육박해 금융감독원과 업무개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LG와 현대는 올 2월에 예정보다 10개월 앞당겨 MOU를 조기 졸업했다. 삼성카드만 연체율이 올 3월말기준 14.23%로 경영지도비율(10%)보다 높지만 올해안으로 10%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대란 이전에 폭발적인 매출증가 및 영업이익 등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던 카드사들은 카드발급 남발 등 무리한 경영 후유증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모기업 및 은행에 수조원대의 손실을 끼치는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하지만 모기업의 자금지원 등에 힘입어 부실채권 정리 작업이 상당부분 완료되면서 안정적 성장 구조를 갖추게 됐다.
카드사들도 이를 통해 최근 본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오히려 다시 과당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 부가서비스 및 포인트 제공 확대, 우량고객에 대한 금리인하 등을 통해 몸집 키우기 경쟁이 불붙고 있다. 그러나 위험관리를 꾸준히 하면서 예전의 길거리 회원모집 등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산업은 고수익 고위험사업으로 안정적 수익기반 확충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카드사 자체적으로 현금서비스 확대보다는 신용판매 위주에 중점을 두는 등 시장 확충과 함께 리스크 관리 노력에도 주력하고 있어 지난날의 실패를 반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 보험업계 "2010년을 향해"
‘2010년을 향해 뛴다’.
보험사들이 2010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내걸고 저마다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앞으로 2~3년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자본시장통합법 등 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거대한 변화를 겪으며 체질개선을 마친 뒤 2010년부터 본격적인 비상의 날개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ㆍ종합금융 기업으로
이미 국내에서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업계 상위 기업들에게도 향후 몇 년간의 변화는 만만찮은 도전이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보다 큰 회사로 탈바꿈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이수창 사장 취임과 함께 2010년 ‘글로벌 종합금융 서비스 회사’를 목표로 잡았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선진 외국업체와 경쟁할 수 없다면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생명은 올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퍼런트 넘버 원 2010 비전’을 선포했다. 신은철 부회장은 “2010년까지 새로운 가치창출 1위의 보험사가 되겠다”며 “해외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한편 금융 관련 신사업에도 적극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2010년까지 동북아시아 타깃시장에서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보험사가 된다는 비전에 따라 외형경쟁 보다는 내실.이익 중심의 ‘질적 경영’을 추진해왔다. 신창재 회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2007년까지 국내에서 ‘퀄리티(quality) 1위’라는 중간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 역시 2010년 이익 1조, 매출액 10조에 재무건전성 1위를 달성하는 종합금융서비스 회사를 내부목표로 삼고 있다.
2위권 업체들의 계획도 야심차다. LIG손해보험은 2010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6조6,000억원으로 업계 2위를 달성함과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보험업을 중심으로 한 ‘최고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 2010’을 일찌감치 선포한 바 있다.
동부화재는 총자산을 2010년까지 10조1,000억원으로 배 가까이 늘리고 수익성도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해상도 중장기 경영전략인 ‘HI 2010’을 내놓고 정도추구와 상호신뢰, 효율중시, 미래지향의 4대 경영전략을 채택한 바 있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살아남는다
업계의 통합ㆍ대형화 추세에 맞춰 중하위 업체들은 덩치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금호생명은 올해 설계사를 3,000명 증원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생보사 빅3’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생명도 2010년까지 회사의 경영 및 이익 규모를 지금보다 200% 성장시킨다는 내용의 중장기 비전 ‘대시 2010’을 발표했고 동부생명은 지난해 누적적자를 완전히 해소한 것을 계기로 2010년에 수입보험료 3조원, 자산 8조원, 세전이익 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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